경북 포항의 한 모텔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60~70대 여성 3명이 일산화탄소 가스 중독으로 모두 사망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전북 무주군에서 일가족 6명이 같은 이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지 이틀 만이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포항시 남구 상대동 A모텔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60~70대 여성 3명이 모두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여성들은 사고 전날 강원도 강릉시에서 승용차를 타고 포항에 있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모텔에 함께 투숙한 이들은 9일 오후 12시16분 퇴실 시간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자 방문을 열어본 모텔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B(70)씨는 이미 숨져있었다. C(68)씨와 D(72)씨는 심정지와 의식저하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전날과 이날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B씨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2명도 부검을 의뢰한 가운데 이들도 같은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정확한 사망원인 규명을 위해 오는 14일 국과수 합동감식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숨진 A모텔에서는 가스누출경보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전북 무주군 무풍면 한 주택에서 곽모(84)씨와 곽씨의 작은딸, 사위 2명, 30대 손녀 등 5명이 숨지고 50대 큰딸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의 사인도 일산화탄소 가스 중독으로 추정된다.
현행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소 1000㎡ 이상, 지하 가스사용시설, 월 사용예정량 2000㎥ 이상 건물 등은 가스누출경보기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일반 주택의 경우 가스누출경보기 설치가 제외되면서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