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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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뒤흔드는 '킹달러'…한국 2022년 무역적자 327억弗

달러인덱스 1년간 20% 넘게 ↑
버냉키 “강달러·전쟁이 위기 초래”
JP모건회장도 “6∼9개월내 침체”
IMF, 2023년 성장률 2.7%로 하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 10일(현지시간) 유로, 엔 등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DXY)는 한때 113.5까지 상승하며 전날 대비 0.3% 이상 올랐다. 최근 1년간 달러인덱스는 20% 넘게 상승했다. 1년여간 달러의 가치가 다른 통화보다 20% 넘게 올랐다는 의미다.

 

미국 노동부가 13일 발표할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달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달러 강세가 계속됐다.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하면서 연준의 긴축도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이날 초강달러에 따른 신흥국 자본 유출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금융위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미국 경기 연착륙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며 “아시아 등 신흥시장은 매우 강한 달러화로 인한 자본 유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 등이 경기침체의 잠재적 지표”라면서 “미국도 6∼9개월 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미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추가로 20%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지난 7월과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7%로 기존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는 “세계 경제의 약 삼분의 일이 2분기 연속 역성장에 직면하고 있으며, 리스크 장기화에 따라 2023년 성장률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MF는 △상이한 정책 여건으로 인한 강달러 지속과 국가 간 긴장 증가△식품 에너지 추가 충격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장기화△신흥국 부채 취약성△러시아산 가스 유럽공급 중단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불안한 세계 경제에 우리 수출 전선도 위협받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17억9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2% 줄었다. 품목별로 우리 수출 주력인 반도체가 20.6% 감소했고, 석유제품(-21.3%), 철강제품(-36.1%), 무선통신기기(-21.0%), 자동차부품(-14.1%)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수출상대국별로 보면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서 수출이 23.4% 감소했고, 미국(-21.4%)과 일본(-35.5%)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4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무역적자 행진이 이달까지 7개월 연속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11일 수출입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10일까지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327억1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보다 120억9000만달러 더 많은 상태다.


이병훈·이희경 기자, 베이징·도쿄=이귀전·강구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