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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 … 물가·환율 방어 고육지책 [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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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P↑… 사상 첫 5차례 연속 인상
14개월 새 2.5%P 올려… 긴축 강화
“고물가 지속… 금리인상 기조 유지”

한국은행이 석 달 만에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에 진입했다. 고물가 잡기가 한은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가 좀체 진정되지 않자 경기침체 등의 후유증 우려에도 빅 스텝 행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하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석 달 만에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기준금리를 연 3%로 끌어올렸다. 사진공동취재단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연 2.50%→3.00%) 인상했다. 이번 결정에는 전체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0.25%포인트 인상의 소수의견을 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4·5·7·8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한은은 15개월 동안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오다가 지난해 8월 0.25%포인트 올리며 ‘통화정책 정상화’(저금리 시대 마감)를 예고했다. 이후 이달까지 기준금리는 1년 2개월 만에 총 2.50%포인트 상승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국면이 진정됐음에도 5%대 중후반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총재는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5%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빅 스텝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빅 스텝 직전까지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최대 0.75%포인트였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0.75∼1.00%포인트로 다시 벌어진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내서 투자)족’의 고통이 크다. 이 총재는 “이번 빅 스텝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을 합쳐 이자 부담이 12조2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경제성장률도 0.1%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5%를 상회하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한다면 기대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우리나라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 물가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