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70만7000명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넉 달째 둔화세를 이어갔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 등이 이어지면서 경기 둔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38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9월 기준으로 1999년(93만5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다. 취업자 증가세는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증가 폭은 지난 5월 93만5000명에서 6월 84만1000명, 7월 82만6000명, 8월 80만70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까지 넉 달째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45만1000명 늘면서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20대 이하(1만6000명)와 30대(9만1000명), 50대(16만6000명) 등에서도 늘었다. 다만, 40대에서는 1만7000명 줄어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취업 시간별로 보면 통상 전일제 근무자로 간주되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23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870만1000명 줄었다. 반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1559만명으로 934만4000명 급증했다. 9월 기준으로 2011년(1583만9000명) 이후 11년 만의 최대치다.
특히 취업 시간이 1∼17시간인 단기 근로자는 251만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9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9월 조사 기간에 대체공휴일이 포함되면서 취업 시간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22만7000명)과 보건·사회복지업(11만7000명) 등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협회·기타서비스업(-2만5000명), 도소매업과 금융보험업(각각 -2만4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줄었다.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올라 1982년 7월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실업자 수는 7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2.4%로 0.3%포인트 하락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고용률 등 전반적인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취업자 증가 폭은 소폭 둔화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일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향후 고용률은 유지 또는 소폭 하락하고, 취업자 증가 폭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분기 고용과 관련해선 고물가와 가파른 금리 인상, 수출 증가세 둔화를 하방 요인으로 들었다. 특히 내년부터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전년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도 함께 작용하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 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회복세 약화 등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된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물가와 민생안정에 총력 대응하면서 민간 경제활력 제고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