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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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또 ‘개딸 문자폭탄’ 예약? 조응천 “이재명 주식 거래에 할 말 했다” 전재수 옹호

조응천, SBS 라디오서 “전재수 의원 할 말 했다… 얘기도 못하면 그게 민주정당인가”
안민석의 ‘내부 총질’ 취지 비판에…“비판하면 안 되는 성역 있다로 들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이 19일 “못할 말을 했나 생각이 든다”며 이재명 당 대표의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 논란을 비판한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을 옹호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를 비판한 전 의원과 ‘제 식구 잡아먹는 갈치정치’라고 내부 비판을 지적한 안민석 의원 중 어느 쪽에 동의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저 문자폭탄 맞으라고 의도적으로 질문하신 것 같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조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이나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의 계양보궐선거 그리고 강성 지지층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사안에서 마음을 놓아 버린 자신과 달리 상대적으로 이 대표를 신뢰해온 전 의원의 실망이 큰 것 같다고 짚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조 의원은 “전재수 의원은 할 말을 한 것”이라며 “민주적 정당에서 이런 이야기 못하면 그게 무슨 민주정당이냐”고도 되물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1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가 대선이 끝나고 2억원대 방산 주식을 산 상태에서 국회 국방위원회로 지원한 부분을 어떻게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좀 실망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일국의 대선 후보, 또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다”며 “대통령 선거(에서) 진 것은 이 대표 개인이 진 것이 아니며, 크게는 민주당이 진 것이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16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지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한다? 물론 주식 거래는 할 수 있다”면서도 “지지자들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개인적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상당히 대한민국 전체 공익을 내걸고서 했던 분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방산업체 주식 2억3000여만원어치를 취득한 상태로 국회 국방위원회 상임위 활동을 한 점이 알려져 직무 관련성 논란이 일었으며, 이후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민주당은 해당 주식은 국회의원 당선 전에 취득한 데다 백지신탁 등 심사를 청구했다는 이유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 대표를 비판한 전 의원에게는 ‘내부 총질’이라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안민석 의원도 지난 18일 CBS 라디오에서 “여야가 딱 대치 정국에 있다. 이때 총알 한두 개가 내부를 향하면 치명적”이라며 “갈치가 갈치를 먹고 크는, 소위 갈치 정치는 이 시국에서 심각한 해당(害黨) 행위”라는 말로 이 대표를 향한 당내 일각 비판을 ‘내부 총질’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조 의원은 이 같은 안 의원의 발언에 “민주정당에 절대 비판하면 안 되는 성역이 있다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진보 성향 단체 주도의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나갔던 김용민 의원을 비판한 뒤 안 의원에게 반박당한 일을 들고는 “전재수 의원이 갈치라면 안민석 의원은 대왕갈치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와 평행선을 그리는 듯한 조 의원의 강경한 자세는 지방선거 계양을 보궐선거 전부터 감지됐다.

 

이 대표가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지난 5월, 조 의원은 라디오에서 ‘대선 패배 성찰’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의 출마가 빠르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는 “(대선 때)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며 반대했다.

 

이 대표가 8·28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7월 당권 행보를 시작했을 때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강훈식 의원이 대표가 되는 게 옳다 생각한다”고 말했고, 지난달 이 대표가 당사 내 ‘당원존’ 설치 방침을 밝히자 라디오에서 “강성 당원들, 개딸(개혁의딸)들 기 살려주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