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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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관 황산테러’ 40대, 출소 후 경찰관 신상 찾다 스토킹까지

2016년 경찰관에 황산 뿌려 화상 입혀
출소 후 심부름센터 통해 신상 파악

경찰관에게 ‘황산테러’를 했다 옥살이를 한 여성이 출소 후 심부름센터 사장을 스토킹하다 또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여성은 출소 후 심부름센터 사장을 찾아 “황산테러 피해자(경찰관)의 주소 등을 찾아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6단독 강성우 판사는 지난달 20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모(44)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2016년 관악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경찰관에 황산을 뿌려 화상을 입힌 40대 여성 A씨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전씨는 지난 2월 경기 부천시에서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30대 남성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황산을 뿌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전씨는 “내가 얼마나 집요한지 알지 않느냐” 등 A씨를 협박하는 문자도 수십 차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지인에게 “경찰관인 척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해 공무원 사칭을 교사한 혐의도 받았다. 전씨는 A씨에게 “경찰관 B씨의 번호와 주소 등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가 부담을 느낀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전씨는 2016년 4월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경찰관 B씨에게 황산을 뿌린 장본인이다. 전씨는 “2013년 잠깐 만났던 남자친구가 연락을 해와 불안하다”며 경찰서를 찾았다 B씨를 알게 됐고, B씨는 긴급상황 발생 시 연락하라며 본인의 연락처를 전씨에게 알려줬다. 이후 전씨는 계속해서 집요하게 B씨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어느날 전씨는 집주인 등이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와 집안을 뒤진다 생각해 B씨에게 연락했는데, 마침 전씨가 원룸 유리창을 깬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돼 있던 상태라 B씨는 “사건 조사를 받은 뒤 만나자”고 전씨에게 알렸다. 이후 전씨는 B씨가 본인을 피한다고 생각, 경찰서를 찾아가 B씨에게 황산을 뿌렸다. 이 일로 B씨는 얼굴과 머리 등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주변에 있던 경찰관들도 2도 화상을 입었다.

 

이 일로 전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황산테러’ 사건으로 복역하던 중 B씨와 B씨 가족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 재차 실형을 받기도 했다. 전씨는 2018년 1∼2월 B씨와 B씨 가족 2명에게 ‘10억원의 보상금을 가져오고, 2000만원 상당의 공탁금을 반환하지 않으면 출소 뒤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를 보냈다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황산 테러가 초래한 피해와 피해자들에게 고지한 해악의 내용에 비춰 그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