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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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병재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 쌓나” 하소연…2022년에도 똑같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2022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 공개
취업준비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력직 선호로 인한 기회 감소’…28.2%로 가장 많아
2014년 방송된 SNL 코리아 영상. SNL 코리아 영상 캡처

 

“최근 떨어진 회사 면접에서 보니 중고신입과 유사경력자가 많더라고요. 생(生) 신입으로 회사 들어가기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난달 국내의 한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입들은 취업 어떻게 하나요?’라는 내용의 글에 이러한 답변이 달렸다.

 

글쓴이의 ‘요즘 경력직만 요구하는데 취업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최대한 많이 지원하는 수밖에 없다’, ‘전공과 다른 업종으로 운 좋게 들어가 경력부터 쌓고 이직해서 일하고 있다’ 등 답변이 달렸다.

 

누리꾼 A씨는 “신입 안 뽑고 경력직만 찾는 현상은 이미 10년은 된 것 같다”며 “(방송인) 유병재(사진 가운데)가 ‘SNL 코리아’에서 ‘경력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떻게 경력을 쌓느냐’고 했던 게 벌써 2014년”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앞서 2014년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송된 SNL 코리아의 ‘면접 전쟁’ 코너에서 유병재는 ‘우리는 경력직만 뽑는데’라는 사측 입장에 “아니 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에서 경력을 쌓느냐”며 “내 말이 틀렸냐”고 묻고는 회사 관계자들에게 끌려 나가는 모습으로 보는 이에게 쓴웃음을 안겼었다.

예상 취업준비기간과 취업준비 과정 어려움.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2014년에도 그랬으니 ‘경력직 선호’가 10년 가까이 흐른 것 같다던 A씨의 답변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3일 발표한 ‘2022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전경련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예정)자 총 24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취업준비 과정의 어려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답변은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신입채용 기회 감소(28.2%·복수응답)’다. 이어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6.0%) ▲체험형 인턴 등 실무 경험 기회의 확보 어려움(19.9%) ▲물가 급등에 따른 취업 준비 비용 부담 증가(13.9%) ▲수시채용 확산 등으로 취업 준비 계획의 어려움(10.2%) ▲기타(1.8%) 순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의 취업 준비 기간을 포함한 ‘예상 취업 준비 기간’으로는 ‘6개월 이상 1년 미만(29.9%)’이 가장 많았고, 이어 ‘1년 이상 2년 미만(23.7%)’과 ‘2년 이상(12.7%)’ 순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2월 청년 구직자 3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일자리 상황에 대한 청년세대 인식조사’에서도 청년 취업이 어려운 이유로 응답자들은 ‘기업의 경력직 선호’를 가장 많이 선택했었다.

 

전경련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의 올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도 위축된 채용시장을 시사한다. 전체 응답 기업의 38%만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웠다고 답한 가운데, 이마저도 신규채용 인원의 35.8%를 경력직으로 뽑겠다고 답해 여전히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 대응을 위해 경력직 위주의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에서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차기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산업 분야의 기업규제 완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수출 둔화 등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신산업 육성·조세부담 완화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경련은 짚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