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장학금·자격증 지원에 ‘등록금 2배’ 투자했더니 취업률 ‘高高’ [지방기획]

전남 동신대 ‘취업 강소대학’ 비결은

정보보안학과 대기업 등 취업률 97%
자격증 따면 마일리지 환산해 장학금
코로나 땐 메타버스 강의 최초로 도입

취업 지원·현장 실무 프로그램 활성화
지자체 상생 앞장… 세계 89개교 교류도

전남 나주에 캠퍼스를 둔 동신대학교는 ‘취업에 강한 지방대학’이다. 정보보안학과 2021년 졸업생 33명 가운데 32명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했다. 취업률은 96.7%다. 이들 상당수는 한국인터넷진흥원, 한전 KDN, 국방부 등 공기업과 대기업 등에 취업해 취업의 질적 수준도 우수하다. 소방행정학과는 공무원 배출 양성 학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 5년간 졸업생 65명이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매년 졸업생 13명이 바늘구멍의 공직에 입문한 것이다. 또 이 기간 졸업생 55명이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해 소방 관련 기업에 취업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지난 10년간 취업률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신대학교 전경.

2022년 1월 교육부 대학알리미 자료를 보면 동신대 취업률은 65.2%로 광주·전남지역 졸업생 1000명 이상 일반대학 가운데 가장 높다.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 61%보다 높은 수치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공기업과 공단 등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33명이 취업하고 공무원 228명을 배출했다. 동신대는 2011년 이후 10년간 취업률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등록금보다 2배 많은 투자…취업사관 학교가 취업 비결

이처럼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학생과 학업 환경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이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수가 ‘교육비 환원율’이다. 2017~2019년 3년 동안 교육비 환원율이 200%를 넘었다. 학생들에게 받은 등록금보다 2배 많은 돈을 학생 교육비와 장학금으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동신대는 장학 혜택을 통해 학생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마일리지 장학금은 마일리지 1점당 2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데, 재학생이 자격증 1개를 취득할 경우 연 마일리지 15만점, 30만원을 장학금으로 준다.

코로나19 시기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광주·전남 대학 최초 초고속 와이파이6 도입과 전국 대학 최초 메타버스 강의 도입, 전국 대학 최초 뉴 챌린지 선언을 통한 하이브리드형 스마트 캠퍼스 구축 등 교육환경 개선에 집중했다.

동신대는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정신건강캠페인 ‘내 마음 토닥토닥! 쓰담쓰담!’ 등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동신대 제공

취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인 ‘DS STAR’, ‘대정 프로그램’ 운영이 취업률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 공무원, 7급 수습공무원,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토익 점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자격증 등 시험 응시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DS STAR’에 선발된 학생들은 토익 취득 점수와 학과 석차, 학습 목표 실현 등을 평가해 연간 최대 40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 자기계발비와 학원, 인터넷 강좌를 수강하도록 학습비를 연간 100만원까지 지급한다. ‘대정 프로그램’은 취업 분야에 맞춰 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컴퓨터활용능력시험, NCS 등에 대비하도록 도움을 준다. 성과 장학금을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언어교육원 영어강좌 무료 수강, 학생생활관 취업사관학교 입사 자격을 준다.

현장실무교육을 강화한 것도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IPP센터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가 현장실무교육의 두 축이다. IPP센터는 장기현장실습(IPP)과 일학습 병행제,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눠 학생들의 현장실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일자리센터는 광주와 전남지역 청년들의 취업·창업 허브(HUB) 역할을 하고 있다. 일대일 맞춤형 진로상담과 채용정보 제공 및 알선, 자기소개서 클리닉, 면접지도 등 취업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공유대학…세계로 향하는 글로벌 대학

동신대는 지역과 상생하는 공유대학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연구기지와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든든한 지원군, 지역 평생교육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의학 연구와 바이오센터, 국가지원사업, 특성화 연구 등을 통해 지역 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학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지역 소외계층과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안전한 교육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민의 특성과 사회 수요를 충족시키는 평생 교육 프로그램의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신대는 지난 8월 전남 나주시와 관광 활성화 및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회공헌 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사회 현안 해결에 구심점이 되고 있다.

구성원과 함께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현장 중심의 찾아가는 소통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공유대학,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대학, 동신대학교 사랑하기(지구행동 프로젝트)’ 등 더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각종 공모전도 진행한다.

13개국 89개교의 해외 자매대학과 교류하고 있는 동신대는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해외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제1회 한국어말하기 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어 붐을 일으키는 데 앞장섰다. 현지 우르겐치국립교육대학원과 학생·교수 교류, 공동 연구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호라즘교육청과는 학생 교류, 한국어 강사 파견 등을 위한 업무협약도 각각 체결했다.

동신대는 우즈베키스탄 대학교, 교육기관과 연계한 인적·물적 교류 활동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는 동시에 우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괌 해외연수, 중국과 일본 대학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전공 연계형 해외 어학연수, 2022년 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을 통한 미국 샌디에이고 INX-ELCI 어학센터와 솔트레이크시티 어학센터 어학연수 및 기관·기업 인터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진 동신대 교육혁신원장은 “대학의 책무는 학생들의 성장과 취업”이라며 “학생들이 등록금과 취업 걱정 없이 배움의 즐거움과 대학 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고 졸업 후에는 좋은 직업과 직장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100일 맞은 이주희 총장 “학생들이 꿈·재능 찾도록 기회 주는 것이 대학 역할”

 

“대학 안에서는 늘 학생이 주인공이어야 합니다.”

 

취임 100일을 맞은 동신대학교 이주희(사진) 총장은 27일 대학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관점의 차이인데, 대학은 가르치는 곳이라기보다 배우는 곳”이라며 “교수 입장에서 보면 가르치는 곳이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배우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교수들도 가르치며 배우는 교학상장의 정신, 학생들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도록 도와주는 줄탁동시의 자세를 견지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학 교육의 역할에 대해 이 총장은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등학교 성적으로 인생이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행복한 삶을 열어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대학 교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이 이처럼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과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게 이 총장의 소신이다. 마이크로 디그리란 마이크로(micro)와 디그리(degree)의 합성어로 사전적으로는 작은 단위의 학위를 의미한다.

 

이 총장은 “가령 인기 유튜버가 꿈인 학생들이 동영상을 촬영, 편집하는 등 기술적인 전공 분야를 선택해 교육받고, 자신이 관심 있는 요리나 스포츠 등 비전공 분야를 선택해 교육을 받아 최소 2개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는 방식”이라며 “실용 학문 분야뿐만 아니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 융합 학문 분야도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현상과 관련해 이 총장은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대학, 그중에서도 사립대학들이 위기에 몰렸다”며 “일본 사립대학은 우리보다 훨씬 빠른 2000년부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를 겪었는데 일본 정부는 사립학교진흥조성법 제정과 사립학교 경상비 지원, 정원 엄격화 정책, 학교법인에 대한 경영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나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