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또 하나의 도핑 의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박탈당할 위기다. 2012 런던올림픽 육상 여자 400m 허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러시아 나탈리야 안튜흐(41)가 그 대상이다.
세계육상연맹 독립기구인 선수윤리위원회(AIU)는 25일 "안튜흐의 금지약물복용 또는 도핑 테스트 기피 혐의가 확인돼 2012년 7월15일부터 2013년 6월 29일까지의 기록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안튜흐는 2020년에 이미 같은 혐의로 선수자격 4년 정지와 2013년 6월30일부터 2015년 11월31일까지 기록 삭제 처분을 받았다. 여기에 과거 기록이 추가로 삭제되면서, 올림픽 금메달도 반납해야 할 상황이다.
안튜흐는 2012년 8월에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 400m 허들 결선에서 52초70으로 우승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400m 동메달리스트인 안튜흐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400m와 400m 허들에서 메달을 딴 선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도핑 추적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과거 샘플을 재검사했고, 예전에는 찾아내지 못한 금지약물성분을 검출해냈다. 안튜흐는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을 폭로한 '맥라렌 리포트'에 적시된 '도핑 의혹 선수'였고, 실제로 과거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나왔다.
안튜흐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CAS는 안튜흐가 아닌 세계육상연맹의 손을 들어줬기에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안튜흐는 올림픽 금메달을 반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