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산하기관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중도 사퇴하면서 대표 부재에 따른 업무 공백 우려가 일고 있다. 동시에 일부 사퇴한 기관장 자리를 이장우 대전시장 선거 공신들이 잇따라 채우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과 함께 업무 전문성 약화 지적도 나온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4개 공사·공단, 14개 출자·출연 기관 등 18개 산하기관 중 7개 기관이 민선 8기 출범 후 새 수장을 선임했거나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시장이 취임 직후 ‘정권과 인사는 함께 가야 한다’며 산하기관장들의 거취 판단을 촉구한 이후 기관장들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김종남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은 이달 31일자로 사퇴한다. 김 원장의 정해진 임기는 내년 10월15일이지만 1년여를 앞두고 거취를 정리했다. 산하기관장 인선 절차는 통상적으로 공고부터 선임까지 두 달 정도 소요돼 평생진흥원장은 일러도 내년 1월 초쯤 선임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후임 대표 공모에 들어간 공사 및 출연 기관 6곳 중 3곳에서는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와 대전세종연구원은 기관장 채용 공모가 불발돼 재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전임 사장이 지난 7월 초 사퇴한 이후 4개월째 자리가 비어 있다. 지난 9월 복수의 후보가 임명권자인 이 시장에게 추천됐지만 ‘적격자 없음’ 결정이 났다. 도시공사는 지난 25일 사장 재공모에 들어갔다. 그러나 도시공사의 경우 시의회 인사청문 대상 기관으로 빨라도 12월 말에나 새 수장이 임명될 전망이다.
대전세종연구원장 공모도 1명이 단독 응모하면서 재공모가 결정됐다. 다음달 초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낙점자를 고르면 12월 중순쯤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사회서비스원도 감사 압박을 못 이긴 전임 원장이 임기 3개월을 앞두고 지난 8월 사표를 던진 후 현재까지 새 원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대전시설관리공단과 대전문화재단 등은 최근 특정감사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기관장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선임이 완료된 대전교통공사와 대전관광공사,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등 3개 산하기관장은 캠프 출신 인사와 정치권 인사가 임명되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통공사·관광공사 사장은 이 시장 캠프에 있던 언론인 출신, 일자리진흥원장은 정치권 출신이다.
지역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시 산하기관은 모두 전문적인 업무를 하는 기관인데 임명 시기로 인물을 판단한다는 것은 구태한 시각”이라며 “내정자를 뽑기 위해 재공모를 내고, 특정감사로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신뢰만 떨어뜨리는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대전시는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시장 임기와 맞추기 위해 출자·출연 기관장 임기를 2년으로 정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어 다음달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조례가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지방공기업법·출자출연법 등 상위법 등에 따라 4개 공사·공단과 대전사회서비스원·대전세종연구원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대전시 산하기관장 줄공백 속 이장우 시장 ‘코드인사’ 논란
기사입력 2022-10-28 06:00:00
기사수정 2022-10-27 21:47:25
기사수정 2022-10-27 21:47:25
李시장 압박 후 잇단 중도사퇴
18곳 중 7곳 새 수장 선임·절차
일부는 캠프 출신·정치권 인사
“전문성 약화… 행정 신뢰 추락”
18곳 중 7곳 새 수장 선임·절차
일부는 캠프 출신·정치권 인사
“전문성 약화… 행정 신뢰 추락”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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