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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로 서울 한복판서 사상자 296명 발생…세월호 사태 후 8년 만에 최다

사고 수습을 위해 소방대원 517명, 경찰 1100명 등 총 1701명 인력 동원

29일 오후 10시 22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로 300명에 육박하는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단일 사고 인명피해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30일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에 따르면 30일 오전 4시 현재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46명, 부상자는 150명으로 집계됐다.

 

30일 오전 2시 40분쯤 사망자 120명, 부상자 100명으로 발표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사상자 수가 더 늘었다. 현재 집계된 부상자 가운데 위독한 이들도 있어 사망자 수가 더 늘 가능성도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처럼 대규모 인명피해를 초래한 참사가 발생한 것은 과거에도 드물게나마 사례가 있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중간 부분이 무너져내리며 통행하던 시내버스와 차들이 그대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버스로 등교하던 무학여고 학생 등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하루에도 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한강 다리가 갑자기 붕괴했다는 데 당시 시민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그로부터 8개월 뒤인 1995년 6월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쳤다.

당시 두 참사의 원인이 부실 공사 혹은 허술한 안전 관리 등에 따른 '인재'인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외에도 다수의 인명이 희생된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사망자 192명, 부상자 151명 등 343명의 사상자가 났고 1993년 10월에는 전북 부안 인근 해역에서 서해 훼리호 침몰 참사로 승객 292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장 가까운 대형 사고 사례로는 여전히 국민적 기억이 생생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꼽힌다.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배에 탑승한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부상했다.

 

같은 해 2월에는 경주 양남면의 코오롱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부산외대 학생 등 총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은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해 사상자 신원 확인과 더불어 사고 현장 추가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이날 오전 4시쯤 3차 언론 브리핑을 열고 “시간이 지나 정확한 집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망자의 수가 많이 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서장은 “지금 서울시에서 실종자 접수를 받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신원 파악이 안 된 사망자가 많다. 신원 파악이 완료되고 명단이 공개되면 실종자 가족들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준 서울경찰청 강력계장은 “현재는 수사 단계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 과학수사팀을 최대한 동원해 신원 파악에 주력 중”이라며 “실종신고는 현장을 수습하느라 아침 정도 돼야 파악해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서장은 “사고의 원인을 현재 조사 중이며 특정 업체의 행사가 아닌 자발적 핼러윈 축제에서 발생한 사고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 도로 맞은편에서도 압사가 목격됐다는 증언들에 대해 최 서장은 “골목길에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부 사람들이 다른 골목이나 도로변으로 나온 경우가 있다. 바로 거기서 구급차로 이송한 경우로 생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상자가 클럽 주변에서 많이 발생해 클럽을 중심으로 세 차례 수색을 진행했으나 추가 사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현장 수습이 막바지에 있어 “총 사상자의 수는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소방대원 517명, 경찰 1100명 등 총 1701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