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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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데이터센터 분산… 효율적 관리 방안 세워야” [심층기획 - ‘데이터센터 재난시설 지정’ 법제화 급물살]

류기훈 데우스시스템즈 대표

“이제는 데이터센터(IDC)도 지방 분산이 필요합니다.” IDC 설계부터 기획, 컨설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데우스시스템즈의 류기훈(사진) 대표는 이번 카카오 사태를 보면서 IDC 분산에 대한 확신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전남도청 데이터센터 투자자문관, 강원도 K클라우드파크 기획전문위원,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GFEZ) 데이터센터 투자자문관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IDC 관련 업무를 겸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IDC는 수도권에서 벗어난 지역에 만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2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류 대표는 “증권사나 은행처럼 1000분의 1초, 1만분의 1초를 다투는 특수한 기관이 아니면 국내에서 물리적 거리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주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등을 고려해 전국에 IDC를 분산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거시적 계획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이번 카카오 사태와 관련해서는 “자체 IDC 보유 유무는 사실 장애 여부에서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자가에 살고 있는 사람이 전세나 월세로 사는 사람보다 사고 날 확률이 높은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체 IDC를 보유할 경우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IDC를 갖출 수 있는 장점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기회에 IDC 분산과 더불어 해외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대표는 “국가적 차원에서 외국계 기업의 IDC를 유치할 적기”라며 “싱가포르의 경우 과거 IDC 유치에 열을 올렸는데 이제는 전력이 모자라 더 짓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류 대표에 따르면 홍콩은 중국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외국의 투자가 줄었고, 중국은 해외에서 데이터를 넘겨주기를 꺼리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류 대표는 “풍부한 통신 인프라와 저렴한 전기·토지 비용, 지자체의 유치 노력 등 여러 요소에서 한국을 찾는 해외 기업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이 아시아의 IDC 중심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