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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 압사 당일 이태원 밤거리 걷다 참사 장소는 지나쳐.. “평소 수준”

구 관계자 “지방 일정 다녀오는 길에 걸어가게 된 것”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공동 취재사진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압사 참사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달 29일 이태원 밤 거리를 거닐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8시20분과 9시 정도 두차례 이태원 ‘퀴논길’을 지나갔다. 퀴논길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의 도로 맞은편 길이다.

 

구 관계자는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박 구청장이 지방 일정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구청 근처에서 내려 퀴논길을 걸어가게 된 것”이라며 “순시나 순찰 목적으로 간 것이 아니고 마침 그 시간 지나가면서 현장을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냥 지나친 것에 대해 “이태원은 원래 금요일과 토요일에 사람이 많다”며 “평상시 주말 수준의 이태원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구 관계자는 “구청장도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이태원역 주변으로) 갔을 텐데, 나도 가볼 걸’이라고 말한다”며 “(퀴논길은) 주말에 북적이는 수준이었고 9시쯤에도 특별히 위험스럽다고 생각을 안 할 정도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핼러윈 축제’ 기간에 박 구청장이 지방출장을 간 것에 대해서는 구는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에서 축제가 있었고 초청 공문을 받아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취임후 여러 차례 초대를 받았지만 바빠 응하지 못하고 있다가 주말을 맞아 다녀왔다는 것이다. 의령군은 박 구청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한편 박 구청장은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닌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것 관련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지난 1일 냈다.

 

박 구청장은 용산구 관내에서 156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한 지 18시간만에 지난달 30일 오후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라며 말하며 면피성 발언을 하며 물의를 빚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