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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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요격’ 천궁 비행 중 폭발… 패트리엇은 오류

공군 사격대회서… 한국형 3축체계 전력 신뢰성 의문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이 보유한 요격·타격 미사일이 잇따라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 충남 보령시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국산 ‘천궁’ 중거리 요격미사일 1발이 비행 중 폭발했다. 천궁은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발사가 모두 성공했다. 이번이 첫 실패다.

한국 공군의 천궁 지대공미사일과 발사차량. 세계일보 자료사진

군 관계자는 “천궁은 발사 전 미사일이 비정상으로 확인돼 예비탄으로 교체 후 쐈는데 약 25㎞ 비행 후 레이더와 미사일 간 신호 불량으로 자폭 처리됐다”고 전했다. 그는 “교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지상에 충돌하지 않도록 공중에서 폭파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대회에서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이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진행되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군 관계자는 “패트리엇 첫 발은 정상 발사됐는데 두 번째 사격에서 사격통제 레이더를 모니터하는 과정에서 레이더에 폴트(오류)가 떴다”며 “실제 상황이 아니고 대회 중인 점을 고려해 안전 차원에서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2013년 이래 지난해까지 보령에서 23차례 발사됐다.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정상 비행해 요격이 이뤄졌다.

최근 군의 주요 미사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선제타격·미사일방어·대량응징보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쐈던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하다가 발사 방향과 반대쪽인 군 부대 내부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튿날 새벽에도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어졌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