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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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일간 양성’ 英 남성, 코로나 맞춤 치료 후 드디어 완치

의료진 “신장 이식 수술로 면역력 약화돼 항체 치료에 내성”
트럼프 前 美대통령 감염시 받았던 ‘항체 칵테일 치료’ 받아
‘505일 양성’ 역대 최장기 감염자는 치료 실패로 결국 숨져
코로나19 바이러스.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무려 411일간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던 남성이 결국 치료에 성공했다. 

 

이 남성은 신장 이식 수술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항체 치료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장기간 앓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4일 영국 뉴스 채널 스카이뉴스와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59세인 이 남성은 지난 2020년 1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3차례나 받았다. 그럼에도 양성 상태는 올해 1월까지 1년 넘게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이는 그가 신장 이식을 하면서 투여받은 면역 억제제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장기간 앓자 당황한 의사들은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 환자는 알파‧델타‧오미크론 등 변이가 확산하기 전 중국 우한에서 유래한 초창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환자가 보유하고 있던 바이러스 자체도 ‘복합 돌연변이’(몇 개의 연쇄된 형질에 대한 돌연변이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은 바이러스 연구 끝에 그에게 맞춤 치료제를 투여했고, 그는 약 두 달 간의 치료 후 감염에서 벗어났다.

 

이 환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당시 사용됐던 방법인 항체 칵테일 치료를 받았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영국 감염병 전문가인 루크 스넬 등 의료진은 “이렇게 오랜 기간 감염 후 치료된 환자의 사례는 기록으로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몇몇 코로나19 변이들은 영국이나 유럽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항체 치료에 내성을 보이고 있다”며 장기 감염 환자를 위한 항체 치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치료 사례는 의학 전문지 ‘임상 감염병 저널(Journal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실렸다.

 

한편, 이 저널에 따르면 505일 동안 양성이었던 환자가 코로나19 역대 최장 감염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이 환자는 치료에 실패해 숨졌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