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이 적용되는 사업장 위주로 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하면서 법의 실효성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용노동부가 6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48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510명이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92건의 사망사고에서 50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사고 자체는 9건(1.8%) 줄었지만, 사망자는 8명(1.6%) 늘어났다.
사망자 발생 현황을 기업 규모별로 보면, 법 적용이 2024년 1월까지 유예된 상시근로자 50인(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는 308명(303건)이 사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명(18건) 감소했다. 반면, 법이 적용된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202명(180건)의 사망자가 나와 24명(9건)이나 증가했다.
올해 산재 사망자를 700명대로 줄이겠다는 정부 목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연도별 산재 사망자는 2017년 964명에서 지난해 828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현재 추세로는 80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민적 공분을 산 SPC 계열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근로자 끼임 사망사고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그러나 경영책임자 처벌 수위 강화가 핵심인 법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현장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검찰 기소는 2건에 불과하다.
한편, 고용부에 따르면 전날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화물열차 관련 작업 중이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직원 A(33)씨가 숨지고, 20대 직원 B씨가 과호흡 등의 증세로 응급처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는 법 시행 이후 코레일에서 발생한 4번째 중대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