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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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의 습격… “한국 경제, 2050년 성장률 0.5%”

KDI ‘암울한 전망’

2023년까지는 성장률 2% 상회
2050년 생산연령인구 급감
“대외개방 등 경제 구조개혁을”

생산연령인구가 급감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오는 2050년에 0.5%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이 나왔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한국의 성장 동력이 향후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KDI는 노동 공급의 감소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외 개방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경제 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이런 내용의 ‘장기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KDI에 따르면 한국의 장기경제성장률은 2023년 2%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2050년 0.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역시 2023∼2030년 2.0%에서 2041∼2050년 1.3%로 낮아진다.

한국의 성장률이 이처럼 하락세를 보이는 건 한국의 저출산·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통상 생산요소인 노동과 자본 및 각 생산요소가 산출하는 생산량이 증가하면 높아진다. KDI는 “노동 공급은 1991∼2019년 중 경제성장에 1%포인트 기여했으나, 2031∼2050년에는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그 폭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면서 “노동 공급의 축소는 자본의 한계생산성 감소로 이어지면서 자본의 성장기여도도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1∼2020년에 117만명 증가했지만 2021∼2030년과 2031∼2040년에 각각 357만명, 529만명이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비중 역시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떨어진다.

KDI는 노동 공급이 급속히 감소하는 만큼 총요소(노동, 자본)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1.3% 수준으로 유지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 경제성장률이 1.0%로 예측됐다. 반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2011∼2019년 수준인 0.7%에서 지속되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2050년 경제성장률은 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KDI에 따르면 총요소생산성은 대외 개방, 법제 및 재산권 보호, 금융노동기업활동 규제 등에 좌우된다. KDI는 “우리 경제의 구조 개혁을 추진하며 생산성을 개선함으로써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외 개방, 규제 합리화 등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