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인천 소래포구 지역에 염전이 생겨났다. 1930년 후반 일제는 천일염과 쌀 수탈 등을 위해 협궤철도 수인선에 소래역을 만들었고, 이곳은 작업 인부와 염분을 실어나르는 선박들로 북적거렸다. 그렇게 활성화된 포구에서는 해방 후 실향민들이 무동력선으로 바다에 나가 잡아온 새우로 젓갈을 만들었다. 하지만 소래포구와 일대는 수인선 운행 중단과 산업화 영향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후 시장의 새우·젓갈과 서해 꽃게가 유명해지고 지방자치단체의 활성화 노력으로 한 해 전국에서 3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시간이 흘러 1990년대 말 염전은 폐쇄됐고 습지생태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인천 남동구는 소래포구·습지생태공원으로 대표되는 천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시민들이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심 속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민선8기 남동구는 소래관광벨트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소래포구 일대 산재한 여러 자원을 체계적으로 연계시키고 활용해 그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전적으로 자연친화형을 표방한다. 장밋빛 청사진의 중심축에는 현지 습지의 국가도시공원 지정과 소래에서 서울 한강을 배로 연결하는 물길이 자리한다.
◆인천 염전 산 역사… 경제적 가치도 커
9일 남동구에 따르면 논현동 내 소래습지생태공원은 남동구청에서 공원을 조성해 시로 이관한 땅이다. 초기 총면적은 약 350만㎡ 규모에 달했다. 이 가운데 폐염전 중심의 66만㎡ 면적이 생태공원으로 선보여 1999년 6월 개장했다. 관내 소중한 유산으로 미래세대에게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육적 가치에 더해 관광·소비를 촉진해 경제적 가치도 크게 평가된다.
동시에 해양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는 아름다운 쉼터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를 긍정적으로 보전·활용하려는 적극적인 실천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후보 시절부터 국가도시공원으로의 지정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교육과 관광 그리고 소비가 어우러진 수도권 최고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품었다. 도시공원 가운데 국가에서 지정하는 것으로 자연경관 보호와 함께 시민들의 건강·휴양 및 정서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치한다.
구는 최우선적 발걸음으로 행정 절차를 속도감 있게 밟아가고 있다. 인천시도 바로 인접한 시흥시의 갯골생태공원이 포함된 301만㎡ 내외 터를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토록 나서며 전면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사유재산권 침해, 대규모 예산 반영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구는 시와 머리를 맞대 원활히 국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빠른 시일 내 실현 방안을 찾고자 한다. 구는 국가1호 도시공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소래포구 물길 따라 서울까지 오간다
소래포구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관광유람뱃길 설치는 민선8기의 주요 공약 중 핵심으로 꼽힌다. 2012년 5월부터 2014년 7월까지 2년3개월간 한강∼경인아라뱃길∼덕적도를 오갔던 뱃길을 다시 정비해 사람들이 바다로 오갈 수 있도록 한다. 실제 당시 2년에 걸쳐 서울에서 여의도를 지나 아라뱃길·덕적도를 다니는 유람선이 운항하기도 했지만 관할 지자체들의 견해 차이로 멈춰 섰다. 이후 수차례 대화 테이블이 마련됐음에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그러는 사이 소래포구는 2017년 해양수산부 국가어항 지정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도약의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2025년까지 국비 492억원을 투입해 어항 부지의 확충 등 수산업 및 해양관광·레저 기능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소래포구항 건설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앞서 접안시설을 비롯한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어선들은 입출항에 제약이 컸지만, 2026년 모든 공정이 완료되면 수시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침수 피해도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어항 내 방치된 어구와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친수공간까지 갖추는 ‘클린 국가어항’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구는 이번 뱃길 구상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내건 ‘제2의 한강(지천) 르네상스’, 유정복 인천시장의 주요 공약인 ‘서해와 한강을 연결하는 해상관광 실크로드 개척’과도 맞닿아 실현 가능성을 한층 높인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최근 경인항 아라김포여객터미널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유람선이 2년여 만에 운항을 재개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미 과거부터 열려 있던 항로에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이어지게 할 것이다. 서울시를 포함해 관계 기관과 단계적 협의 중으로 좋은 소식을 구민들에게 전하겠다”고 알렸다.
◆레일바이크 전통어시장·송도 달린다
구는 소래습지생태공원 국가도시공원화, 소래∼한강 관광유람뱃길과 더불어 자연생태 레일바이크 둘레길 구축에도 행정력을 모은다. 해당 구간은 갯골과 폐염전 일원을 다양한 생물 군락지 및 철새 도래지로 복원시킨 습지를 거쳐 전통어시장, 송도 앞바다를 매립해 만든 신도시를 잇는다. 소래포구항 국가어항과 시의 송도국제도시 트램 설치와 연계해 단계별로 일정이 마련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쌀·천일염을 공출키 위해 조성됐던 수인선 협궤열차가 1995년까지 운영된 곳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달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의미도 담겼다.
노선은 1단계 해오름광장∼군자대교, 2단계 소래습지생태공원∼해오름광장, 3단계 군자대교∼송도국제도시 등으로 나뉜다.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아 그 추진력으로 철로를 달리는 레일바이크 둘레길은 비교적 건설 비용이 저렴한 친환경적 관광수단이 될 것이라고 구는 내다봤다.
먼저 전문용역을 통해 앞으로의 추진 방향과 사업성 분석 등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낸다. 지금의 밑그림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 수도권을 넘어 명실상부한 전국적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구 관계자는 “소래는 아이들이 놀면서 배우는 생태교육장에서 더 나아가 가족 단위 구성원들의 휴게공간으로 담당할 것”이라며 “유람뱃길의 경우 수상레저 및 마이스산업 진흥의 중요한 출발점이 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효 남동구청장 “소래일대 발전 요소 무궁무진…남동산단 활성화도 힘쓸 것”
“소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종효(사진) 인천 남동구청장은 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래관광벨트 조성은 민선8기 구정의 역점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부터 중·고교를 거쳐 인하대를 졸업한 박 구청장에게 남동은 무척이나 특별하다. 앞서 국회의원실 근무 당시에 지역구로 수없이 골목골목을 누볐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구민들과 만나 진솔한 삶의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구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인 소래의 재탄생은 남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구청장은 “각각의 개별적인 공간이 아니라 한 발 뒤로 물러서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끌어모을 발전 요소가 무궁무진한 곳이 바로 소래”라며 “특히 습지는 그 가치를 보존할 필요성과 당위성이 절대 모자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애정이 큰 또 다른 분야는 산업단지다. 대한민국과 인천의 산업 근간인 남동국가산업단지가 관내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색빛으로 점차 노후화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서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청년은 일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곳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은 “남동산단과 송도지구에 있는 바이오산업을 연계시키고, 젊은층들이 입주기업에 관심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노동자 편의시설과 복지시설 확충으로 단기적 고용을 촉진시키는 프로그램도 도입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 개혁과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넘치면 자연스레 청년들이 모이고, 활기가 넘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도심은 낡은 담장, 주차난 등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 녹지공간 확충에도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박 구청장은 “친구 같은 구청장이 돼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 말이 아닌 체감할 수 있는 지역 발전을 이끌어내고, 구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