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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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안 자서”…9개월 남아 얼굴에 베개 올려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 구속

아동학대치사 혐의
뉴시스

 

경기 화성시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9개월 된 남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어린이집 원장이 구속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지난 12일 오후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지난 11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10일 화성시 내 본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낮잠 시간에 생후 9개월 된 B군의 얼굴 위까지 이불을 덮고 베개를 올려놓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낮잠 시간이 끝난 뒤 B군을 깨워도 일어나지 않자 보육교사 등이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CPR)을 했지만, B군은 의식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오후 3시38분쯤 보육교사가 “잠을 자고 있던 B군이 숨졌다”는 취지로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B군을 병원에 옮기는 한편 경찰에 공조요청을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 등 관계자에 대해 면담을 하고, 내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낮잠 시간에 B군의 얼굴 위까지 이불을 덮고 베개를 올려놓은 장면을 발견하고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군이 낮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녀서 잠을 재우려고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군이 질식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B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 내부 CCTV 2개월 치를 분석해 추가적인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도 살필 방침이다.

 

한편 화성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 운영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 11일 해당 어린이집이 위치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정명근 시장은 이 자리에서 “경찰이 해당 어린이집 원장을 긴급 체포하고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학대 사실이 확인될 경우 재원아동 12명 전원을 인근 어린이집으로 긴급 전원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내 어린이집 전체를 대상으로 긴급 지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