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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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12억도 중도금 대출… 분양시장 온기돌까

HUG 다음주부터 완화 기준 적용

강남권 제외 대부분 ‘국민평형’ 혜택
서울에선 둔촌주공 첫 수혜지 예상
분양가 9억대 전용 59㎡ 가능할 듯
“시장 분위기 가늠할 바로미터” 주목

다음주부터 아파트 중도금 대출 허용 분양가가 기존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된다. 다음달 초 청약에 들어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중소형 평형대도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얼어붙었던 분양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21일부터 분양가 12억원 이하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6년 7월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규제지역과 상관없이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서는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중도금 대출 보증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청약 당첨자는 분양가의 최대 70%에 달하는 중도금을 자기 자금으로 부담해왔다.

다음달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 현장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올해 들어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매매시장은 물론, 분양시장까지 침체 조짐을 보이며 미분양 물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고심 끝에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중도금 대출 허용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HUG가 자체 내규를 개정해 다음주부터 중도금 대출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도금 납부가 시작된 단지들도 중도금 회차에 대해 대출 보증을 신청할 수 있다.

분양가 1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국민평형’(전용면적85㎡ 이하) 아파트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라 불리는 둔촌주공이 첫 수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강동구청은 둔촌주공의 일반분양가를 3.3㎡당 3829만원으로 확정해 조합에 통보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층과 타입에 따른 분양가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용면적 59㎡의 분양가는 9억원대, 84㎡는 12억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중 84㎡(1237가구)를 제외한 59㎡ 이하 3549가구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둔촌주공은 오는 25일 입주자모집 공고를 하고, 다음달 5일부터 분양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단일 단지로는 역대 최대 물량인 만큼 둔촌주공의 분양 성적이 결국 내년 분양시장의 분위기까지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십에서 수백대 1의 경쟁률이 예사였던 지난해 분위기와는 다르겠지만, 입지 조건과 대단지의 장점 등을 고려할 때 미분양이 나올 가능성은 미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종전 둔촌주공 입주권 시세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라며 “59㎡ 이하 평형은 중도금 집단대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청약 수요는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이고, 순위 내 마감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추가 규제 완화 대책도 청약 문턱을 일부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에 따라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시를 제외한 전국의 규제지역이 해제됐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2년 이상이어야 1순위 자격이 주어지지만, 비규제지역 분양단지는 청약통장 가입 후 1년(비수도권 6개월)만 지나도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분양권 규제의 경우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최대 5년, 조정대상지역에서는 3년간 제한하고 있는데 비규제지역이 되면, 계약 후 6개월(광역시는 3년)이 지나면 전매가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내년부터는 규제지역 여부에 관계없이 무순위 청약의 거주지 제한도 풀린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