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21년) 1월20일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다.”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한 지 1년10개월여 만에 이를 해제한 가운데 복원된 트럼프 트위터의 마지막 게시물에 눈길이 쏠린다. 대선 당시 경쟁자였던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인정할 수 없는 만큼 그의 취임식에 불참하겠다는 내용이다. 복원 후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은 팔로워 수가 급증하고 있으나 정작 트럼프 본인은 ‘트위터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이 계정이 어떻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직후 휴면 상태이던 트럼프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이 되살아나 누리꾼 누구나 접속해 그의 트윗을 볼 수 있게 됐다.
트럼프의 마지막 게시물은 현지시간으로 2021년 1월8일, 한국시간으로는 1월9일 올린 글이다. 바이든의 승리로 끝난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1·6 사태 후 이틀이 지난 시점이다. 트럼프는 “내게 궁금해서 묻는 모든 이들한테 답하건대, 나는 1월20일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그는 자신만의 이임 절차를 거친 뒤 바이든의 취임식이 열리기 직전 백악관을 비우고선 취임식장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국 역사상 새 대통령의 취임식을 전직 대통령이 보이콧한 사례는 1869년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1869∼1877 재임)의 취임식 참석을 거부한 앤드류 존슨 대통령(1865∼1869 재임) 이후 150여년 만에 트럼프가 처음이다.
트위터는 2021년 1월 트럼프가 지지자들한테 ‘당장 의회로 달려가 의사당을 점거하고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 확정을 막으라’는 취지로 연설하고 나서 1·6 사태가 벌어지자 “너무 위험하다”며 그의 트위터 계정 이용을 12시간 동안 중단시켰다. 그러면서 “만약 재이용을 원한다면 트위터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만족스러운 조치를 취하지 않자 이틀 뒤인 1월8일 “추가적인 폭력 선동의 위험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에 영구정지 결정을 내렸다.
공화당 지지자로 알려진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트럼프 트위터 계정 복원 의사를 내비쳤다. 그 사이 트위터에서 활동할 수 없게 된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란 이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를 직접 차려 이를 무대로 지지자들과 소통해왔다. 머스크의 트럼프 트위트 계정 영구정지 철회 결정은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을 다시 트위터로 끌어들여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계정 복구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로 돌아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지자들에게 “걱정하지 말라. 우리는 아무 데도 안 간다”며 “트루스 소셜은 특별하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