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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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산업계, 수낵 총리 향해 “EU와 무역 여건 개선해야”

버밍엄에서 CBI 연례 총회 열려… 수낵 총리 참석
CBI 사무총장 “무역 관계 개선…이민 문턱 낮춰야”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뒤 EU와 무역 장벽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영국 산업계가 리시 수낵 총리를 향해 무역 여건을 개선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영국 잉글랜드 버밍엄에서 열리는 영국산업연맹(CBI) 연례 총회에 수낵 장관이 참석해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토니 댄커 CBI 사무총장은 EU와의 무역 관계를 개선하는 등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발리=EPA연합뉴스

댄커 사무총장은 영국 기업들이 직면한 인력난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민 문턱을 완화할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연설문에 따르면 그는 “인력과 기술을 충당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경제적 이민’을 실시해야 한다”며 “사람들은 이민에 반대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이후 우리 경제의 잠재적 성장을 이끈 유일한 요소는 ‘이민’”이라고 주장했다.

 

댄커는 주요 7개국(G7) 중 영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비중이 가장 낮다는 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관련해 지난주 영국 예산책임처(OBR)도 “브렉시트가 무역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G7 중 유일하게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나라다. 지난주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예산안을 발표하면 내년까지 침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이달 초 영국의 경기침체가 2024년 중반까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전날 영국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EU와의 무역 장벽 문제의 해법으로 스위스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는 EU 회원국이 아니지만 양자협정으로 유럽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보도 직후 총리실은 즉각 부인했고, 브렉시트 강경 지지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한편, 최근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조사 결과 ‘브렉시트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영국 국민 비율이 5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서 ‘브렉시트는 잘한 결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2%로 집계됐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