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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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두 달 연속 역성장 위기… 연간 무역적자 400억弗 육박

관세청 11월 1∼20일 분석

수출 전년동기比 16.7% 감소
무역적자 44억1800만弗 달해
尹, 23일 수출전략회의 주재
지역·국가별 맞춤 전략 모색

한국 경제성장 원동력인 수출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7% 감소하는 등 두 달 연속 수출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한 축인 수출이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 활력을 높임으로써 무역수지도 개선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1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줄었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5.7% 줄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이달에도 수출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짙은 안개가 껴 있다. 뉴시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입액은 375억7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5% 줄었다. 다만, 원유(19.1%), 가스(21.2%), 승용차(91.4%), 석탄(2.2%) 등 에너지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는 지속됐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4억1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질 경우 무역수지 적자 행진은 8개월 연속 이어지게 된다.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399억6800만달러로 400억달러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첫손에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입액 중 비중이 큰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도 딱히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2023년 봄은 돼야 원자재 가격 안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이어지자 정부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한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3일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민관 합동으로 지역별, 국가별 맞춤형 수출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 11∼16일 동남아 순방과 귀국 후 국내에서 이뤄진 사우디아라비아, 네덜란드, 스페인 정상과의 경제적 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도 논의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최근 외교 일정을 통해 국제 정치 현장은 자국의 안보를 지키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터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지역별 국가별 맞춤 전략이 구체화할 수 있도록 수출전략회의 주재하면서 (경제를) 확실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앞으로 모든 순방은 한·미·일 안보협력 등 긴요한 국가 안보 사항을 제외하고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 진행하라”고도 지시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우상규·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