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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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장경태에 법적 조치 검토…명예훼손 고발·손배 청구 등 거론

민주당 장 최고위원 김건희 여사 ‘콘셉트 사진‘ 의혹 제기
대통령실 “조명 사용한 사실 없다. 거짓 주장 반복해 국격·국익을 훼손한 데 대해 책임 묻지 않을 수 없다”
동남아 순방 후 김 여사 사진 둘러싼 '후폭풍'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앞줄 왼쪽)가 지난 12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아이를 안고 있다. 프놈펜=뉴스1

 

대통령실은 21일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 조치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당 최고위에서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김 여사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 사실상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며 외교 결례이자 국격 실추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거짓 주장을 반복하며 국격과 국익을 훼손한 데 대해 장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장 최고위원이 명백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공공연히 퍼뜨려 특정인 명예를 훼손하고 공공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 최고위원의 일련의 주장은 정확한 팩트 체크가 가능한 사안”이라며 “공당의 최고위원이 팩트 자체가 틀린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의 비판에 진실을 밝히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입장이 보도되자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의 사진에 조명을 사용했다고 하니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한다”면서 “외신과 사진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허위사실 유포? 이제는 인용도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며 “언론과 야당에 재갈을 물리고, 걸핏하면 압수수색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참 잔인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덧붙여 “야당 정치인으로서 진실을 밝히고 권력에 맞서는데 주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선 순방에서 김 여사의 활약은 대단했다. 다만 일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과 첫 동남아 순방길에 오른 김 여사는 ‘나홀로 행보’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소년 집에 방문했는데 다음날 병원을 다시 찾아가 치료 방안을 의료진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돈 헤브론 병원장은 병원 건립 초기부터 꾸준히 후원해 온 한 복지가가 김 여사와 소년이 만난 기사를 접한 뒤 소년을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에 김 여사는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라며 안도했다고 전해졌다.

 

반면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순방 중 ‘노마스크’로 병원을 방문한 것을 두고 ‘외교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캄보디아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며 병원에서 되레 고마워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전날인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서 “김 여사가 비공개 일정으로 방문한 캄보디아 의료원에서 의료진과 참석자는 모두 마스크를 썼는데 김 여사만 쓰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김 여사는 면역력이 취약한 소아 환자와 이야기하는 사진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노마스크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의학적으로도 놀랄 일”이라며 “매우 부적절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순방과 해외 외교는 상대 국가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아무도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직언하지 않으니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또 아세안정상회의 주최국인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코로나19에 확진된 사실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훈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10일 만찬에선 훈센 총리와 귀엣말을 하는 등 밀접 접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확진 소식 이후 대통령과 여사에게 어떤 조치를 했느냐”고 대통령실에 묻기도 했다.

 

그러자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저도 언론을 통해 (훈센 총리의) 확진 소식을 들었다만 (현지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는데 이후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김 여사의 모든 현지 행보는 캄보디아 정부의 안내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김 여사가 캄보디아 병원을 방문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도 정상 부부는 행사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캄보디아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해당 국가나 병원에선 김 여사의 병원 방문에 무척 고마워했으며,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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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