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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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배출 극단 ‘차이무’ 출신 멤버… 연극 ‘광부화가들’로 다시 뭉쳤다

3년 전 해단 사실 뒤늦게 알려져
12월 1일 두산 아트센터서 개막
이상우 연출, 배우 문소리 등 출연

송강호·강신일·문소리·유오성·이성민·전혜진 등 연기파 스타 배우를 여럿 배출하며 대학로를 대표하는 극단 중 하나로 꼽혔던 ‘차이무’가 2019년 해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출가 이상우(71·사진)가 극단 ‘연우무대’에서 나와 배우 문성근과 함께 1995년 창단한 지 24년 만이다.

최근 서울 성북구의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 현장에서 만난 이상우 연출은 “(내부적으로 극단이) ‘오래되면 안 된다’ 해서 3년 전 코로나 직전에 외부에 안 알리고 조용히 해단했다”며 “이번 공연은 (동창회처럼) 차이무에서 함께 했던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연극사에 큰 획을 그은 연우무대 창립(1977년) 멤버이기도 한 이 연출은 과거 차이무 창단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창단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연우무대를 나와 밥벌이하러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중 제 사무실에 송강호, 유오성 등 밥 먹을 돈도 없는 가난한 배우들이 눌러앉아 한 달 동안 술만 마셔댔어요. ‘이러다가 다들 망가지겠다. 이 친구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자’란 생각에 1995년 7월 차이무를 창단했죠. 문성근과 제가 1000만원씩 내서 첫 공연 ‘플레이 랜드’를 올렸어요.”

차이무는 ‘차원이동무대선’의 줄임말로, 관객이라는 승객을 태워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해 새 관점에서 세상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이후 ‘비언소’, ‘늘근 도둑 이야기’, ‘거기’, ‘평화씨’, ‘양덕원 이야기’ 등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풍자와 해학, 따뜻한 유머를 잃지 않은 작품들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 18일 서울 성북구의 한 연습실에서 연극 ‘광부화가들’ 출연진이 연습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골든에이지컴퍼니 제공

10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연극 ‘광부화가들’은 해단 후 차이무 식구들이 오랜만에 뭉치는 자리다. 연습실 분위기가 생동감 넘치고 화기애애한 이유다.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감상 수업을 통해 화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번역을 비롯해 국내 초연(2010년)·재연(2013년) 무대를 올렸던 이 연출이 다시 연출을 맡았고, 강신일·문소리·박원상·이대연·정석용·송선미 등이 출연한다. 다음 달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개막.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