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는 국내에서 가장 가맹점수가 많은 대표적인 토종 커피 브랜드다. 2001년 서울 중앙대 1호점으로 시작해 2013년 1000호점, 2016년 2000호점을 돌파하고 지난해 3500호점을 개점했다. 이디야커피와 비슷한 시점에 탄생한 1세대 브랜드 상당수가 자취를 감춘 것과 달리, 이디야커피는 20년 넘게 커피전문점의 전문성과 브랜드 가치를 지켜오고 있다.
◆커피 맛에 진심인 전문가들의 도전
22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이디야’는 커피 발상지로 꼽히는 에티오피아의 부족명으로, 대륙의 유일한 황제라는 의미다. 이디야커피는 초창기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유명세를 탔지만, 꾸준히 커피의 맛과 품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며 시장의 변화에 적응해갔다.
이디야커피는 2010년 업계 최초로 커피연구소를 설립했다. 2016년부터는 ‘고객과 소통하는 커피연구소’를 테마로 만든 이디야커피랩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와 음료, 베이커리 부분의 연구 인력이 함께 모여 다양한 연구개발(R&D)을 거쳐 메뉴의 맛과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취지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커피의 풍미를 개선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커피 개발팀을 비롯한 이디야커피의 R&D 전문가들이 아프리카, 남미, 중미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산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생두를 발굴했다. 여기에 전국 가맹점에서 소비자에게 검증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R&D와 1000회 이상의 프로파일링 테스트를 거쳐 블렌딩 비율과 로스팅 기술을 완성했다.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적인 신메뉴도 이디야커피의 특징으로 꼽힌다. 2020년 커피전문점에서는 보기 드문 쌍화차를 비롯한 전통차를 내놨고, 출시 한 달 만에 30만잔 넘게 판매되며 상시 메뉴로 전환하기도 했다. 올해는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꼽히는 붕어빵을 활용한 ‘흑임자 붕어빵’ 2종을 출시했고, 이외에도 ‘스퀘어피자’ ‘구운주먹밥’ 등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신메뉴를 꾸준히 개발해왔다.
차별화한 가맹점 교육 시스템도 이디야커피의 장수 비결로 꼽힌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이디야 드림팩토리’는 이디야커피의 생산 시설이자, 글로벌 커피 스쿨(GCS)의 공인을 받은 커피 아카데미 인증 기관이다. 이곳에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커피 이론과 실습 등 교육 과정이 진행된다. 창업 후에는 가맹점주뿐 아니라 매장 아르바이트생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5년 이상 매장을 운영한 점주를 대상으로 한 리마인드 교육도 있다.
◆상생·ESG 경영으로 차별화
이디야커피는 국내 최대 가맹점수를 달성한 비결로, 단연 ‘상생 경영’을 내세운다. 모든 마케팅과 홍보 비용 등을 본사가 부담하는 가맹점 수익 우선 정책으로 20여년간 가맹점주와 신뢰를 쌓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여왔다는 설명이다.
이디야커피는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메이트)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메이트 희망기금’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간 4334명의 메이트에게 약 28억원의 기금이 전달됐다.
2017년에는 40억원 상당의 원재료 공급 단가 인하를 결정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로열티 면제와 원두 지원 등 다양한 가맹점 지원정책을 펼쳐왔다. 또 점포 환경 개선과 기기 장비 점검 비용을 제공하고, 판촉과 홍보 관련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인증한 ‘착한 프랜차이즈’에 2년 연속 선정됐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흐름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2013년부터 커피 원두 산지의 식수 위생 지원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굿네이버스와 협약을 통해 1년간 전국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판매된 ‘이디야워터’ 판매 수익금의 10%를 과테말라 식수 위생 지원사업에 기부했다.
2019년부터는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엑스트라 사이즈의 투명컵을 재활용이 용이한 무인쇄 제품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이디야워터 병의 라벨도 ‘이지 오픈 라벨’로 교체했고, 지난해 3월에는 전국 가맹점에 음용형 리드를 도입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2019년 전국 모든 가맹점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메뉴판을 비치했다. 제품명뿐 아니라 상세정보까지 점자로 등재해 시각장애인이 음료를 직접 선택해 주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가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메뉴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메뉴판에 QR코드도 삽입했다. 또 청각장애인 지원 센터인 강남 청음복지관과 협약해 청각장애인을 채용하고, 그 외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대회 후원, 지역 장애인 직업훈련시설 지원 등도 진행하고 있다.
◆저가업체 거센 도전과 외부 환경은 숙제
이디야커피는 ‘대한커피 만세’를 광고 카피로 사용하며 토종 커피 브랜드라는 정체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최근에는 가맹점 증가 추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의 입맛이 점점 다양해지고 고급화하면서, 국내 커피시장에서도 다양한 가격대의 경쟁 브랜드가 급증한 결과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저가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와중에 원두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올해 3분기 물가상승률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와 가맹점주 양쪽의 부담이 모두 커진 상황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미 전국 대부분 도시에 가맹점을 운영 중인 만큼 단순 매장 수 증가보다는 내실 위주의 출점 전략을 통해 각 개별 매장의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느 브랜드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 최고 품질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 고객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 제공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두고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