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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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연속 기준금리 인상, 자금경색 막고 성장동력 확보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첫 6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금통위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돼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 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0.25%포인트 인상 폭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10월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 조절을 한 것이다. 최근 경기 둔화, 단기 자금시장 경색 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도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이다. 이날 격차가 0.75%포인트로 좁혀졌지만 다음달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만 밟아도 1.25%포인트로 확대된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대폭 낮췄다. 잠재성장률 수준인 2%대를 밑돈다. 사실상 경기 침체를 예고한 것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고 소비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통위가 지적한 대로 물가 오름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7%에 달했고, 1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2%로 5개월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3%대 중반이다. 내년에도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리라는 함의를 담았다.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돈다. 금통위가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이유다.

정부와 통화·금융 당국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부동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건으로 부동산 관련 금융시장에 과도한 신뢰 상실이 생기면서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이상으로 올랐다”며 미시적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주목해야 한다. 금융권 대출금리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기업 자금난 완화와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선별 지원 등 선제 대응을 하면서 성장세를 높일 수 있는 동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