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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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사실상 이재명 강제수사 돌입… 김만배 ‘입’에 주목

계좌추적 속도… 수사 방향 촉각
조만간 李 압수수색·소환 나설듯
드러난 검은돈만 7억4000만원
남욱 등 폭로로 액수 더 늘 수도

‘천화동인 1호’ 실소유 진술 놓고
김만배 심경변화 가능성 배제못해
권순일 재판거래 의혹 규명도 주목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주변인들의 계좌 추적에 나선 것은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조만간 압수수색, 소환 조사 등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3인방’ 중 마지막으로 풀려난 김만배씨가 입을 열어 이전에 석방된 이들의 폭로를 뒷받침할지도 이번 수사의 향배를 가를 변수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구속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4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김씨는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밝힐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의왕=뉴시스

◆김용·정진상이 대장동 일당서 받은 불법자금, 李에게 갔나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에게 받은 돈의 종착지가 이 대표 측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 실장과 김 전 부원장에게 건네진 대장동 일당의 검은돈은 현재까지 검찰이 공개한 수사 결과 기준으로 총 7억4000만원이다.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으나 실제 받은 돈은 6억원으로 파악됐다. 정 실장은 1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를 받는다.

최근 대장동 일당의 폭로를 보면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21일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남 변호사는 2013년 유 전 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준 3억5200만원을 두고 “유 전 본부장이 ‘높은 분’, 형님들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는 말을 나중에 했다”며 “(높은 분은) 정진상, 김용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재선된 2014년 이 대표 측에 “최소 4억원이 전달됐고, 추가로 1억∼2억원이 전달된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다. 2017년엔 김만배씨에게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정진상과 김용에게 매달 3000만원을 줬다”는 말을 들었는데, 유 전 본부장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가 “3000만원이 아니라 1500만원”이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측 사이 오간 자금 흐름 전반을 들여다보는 한편,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물적·인적 증거도 상당수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풀려난 김만배의 입에 주목… 천화동인 1호의 원래 주인은 李?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이날 구속 1년 만에 석방되면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에 이어 그의 입이 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씨는 전날 “법정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심경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씨는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소란을 일으켜 여러모로 송구스럽다. 법률적 판단을 떠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을 풀 열쇠를 쥐고 있다. 천화동인 1호는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소유로, 대장동 민간 사업자의 개발 수익 4040억원 중 가장 많은 1208억원을 챙겼다. 2019∼2020년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검찰 수사에선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로 지목됐다.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해 10월9일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라고 말했다”고 썼다는 점이 알려지면서다. 그러나 이틀 뒤 김씨는 검찰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 주인이라면 나한테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정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겠느냐”고 부인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 대표 측의 것이라는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4일 검찰이 법원에서 발부받은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엔 “김씨가 천화동인 1호를 정진상·김용·유동규 몫으로 배정했다”고 적시됐다. 남 변호사도 지난 21일 법정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성남) 시장 측 지분이란 것을 김씨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남 변호사 등의 폭로 상당수가 김씨 발언에 대한 전언인 만큼 김씨가 법정에서 어떤 증언을 할지에 따라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뿐 아니라, 권순일 전 대법관이 연루된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의 실체가 규명될 전망이다.

이날 정 실장의 구속적부심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은 정 실장의 신병을 확보한 채 수사를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정 실장이 낸 구속적부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재판장 양지정)는 “피의자 심문 결과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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