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사실상 상장폐지했다. 위메이드가 당초 계획 보다 더 많은 위믹스를 유통하는 등 시장 신뢰를 훼손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간 협의체인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24일 저녁 공지를 통해 위믹스의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거래 지원 종료 일시는 다음달 8일 오후 3시다. 사실상의 상장폐지다. 거래소들은 거래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종료일로부터 30일간 출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닥사는 위믹스의 유통량 위반 행위를 큰 문제점으로 보았다. 닥사는 “위믹스 측이 닥사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 계획 대비 초과된 유통량은 유의 종목 지정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한 양의 과다 유통이고, 그 초과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거래소 측에 지난해말부터 올해 10월말까지 2억4597만개의 위믹스 가상화폐를 발행하겠다고 알렸지만, 실제 유통량은 이보다 약 7000만개 이상 많은 3억1842만개로 나타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사안으로 위믹스는 닥사로부터 지난달 27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당했다.
닥사는 위메이드가 소명기간 동안 제출한 자료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소명 기간 동안 제출된 자료에 각종 오류가 발견되었으며, 유통량 관련 등 중요한 정보에 관하여 제출 이후 여러 차례 정정 또는 수정이 발생하면서 신뢰 회복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닥사는 이를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이외에 위메이드가 투자자들에게 공시 등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점, 닥사의 거래지원 종료 여부 등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수차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발표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위믹스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사실상 상장폐지당하면서 이후 시장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닥사는 위믹스의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두 차례나 연장한 바 있다.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정보 제공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닥사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 전 위믹스는 2200원선대를 보이며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넘었는데, 발표 직후 50%이상 급락하며 900원대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2270억원 대까지 내려앉았다.
위메이드는 각 거래소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가처분 신청을 해서 개별 거래소별로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위믹스를 상장한 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조치를 무효화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을 제기하겠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처분 제기 시점과 신청서를 낼 법원 등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한 뒤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