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26일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을 재소환했다.
최 서장은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후 조사실에 들어갔다.
특수본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최 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21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 서장은 참사 직후 소방대응 2단계를 늦게 발령하는 등 부실한 대응으로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이에 특수본은 최 서장이 2단계 발령 후 현장 지휘를 어떻게 했는지 집중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 당시 대응 1단계는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이 내렸고, 2단계와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10명 이상, 3단계는 20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 각각 발령한다.
최 서장은 구조·구급활동에 몰두하느라 대응 2단계를 직접 발령하지 못했다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한 대응 2단계도 늦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편성한 안전근무조가 해밀톤호텔 인근에 지정된 근무지를 벗어난 정황을 확인하고, 당시 안전근무 책임자였던 최 서장에게 감독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최 서장은 안전근무도 순찰과 마찬가지로 지정된 장소를 내내 지키는 방식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수본은 최 서장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간 뒤 내주쯤 신병처리를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수본은 당시 소방당국의 구호조치가 부족했다고 보고 최 서장에 이어 현장지휘팀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특수본은 지난 25일에는 소방청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등 소방당국의 참사 대응 전반으로 수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소방대응 발령 때마다 중앙통제단이 가동되어야 하는데, 참사 당일에는 실제 가동되지 않았음에도 문서상 가동된 것처럼 꾸며졌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