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8일 “오늘의 대중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관심이 없다”고 간단명료하게 진단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자신이 필진으로 있는 진보 성향 매체인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정치인의 말은 힘을 가질 수 없다”며 이같이 짚었다. 이어 “박지현씨는 그저 언론에서 시끄러운 정치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 7월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언론에서의 마이크 파워나 유명세로 따진다면 제가 그 두 분께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여기서 ‘두 분’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가리킨다. 매체를 통한 자신의 영향력이 두 사람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됐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에게 피선거권이 없다는 당 비대위 결정에 ‘이재명 의원 의중이 반영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온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정치적 위상이나 이런 걸 이준석 대표나 김동연 지사님 정도 급으로 오해하는 거라 생각한다”는 말을 들은 데 따른 반응으로 보였다.
마이크 파워를 ‘말의 힘 또는 말의 영향력’으로 정의한 유 전 이사장은 이 전 대표와 김 지사에 밀리지 않는다는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주장을 겨냥해 “예전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활동가’에 불과했던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2019년 메신저 텔레그램 ‘N번방’ 실체 추적으로 조주빈 등 검거에 크게 기여한 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캠프 합류로 신진 정치인으로 급격히 떠올라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그때 얻은 ‘마이크 파워’가 시간이 흐르면서 크게 줄어들었다면서다.
유 전 이사장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던 박지현은 마이크 파워가 강했고, 아주 유명해진 후의 박지현은 마이크 파워가 약하다’는 말로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능력을 정리했다.
마이크 파워가 이 전 대표나 김 지사에 못지않다는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생각도 착각이라며, 유 전 이사장은 민주당을 겨냥한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 비판 기사화는 단지 ‘민주당에 해가 되거나 해가 되기를 바라는’ 기자들의 마음에서 비롯했다고 봤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발언 기사화가 오롯이 그의 마이크 파워 인정이 아니라는 쐐기인 셈이다.
유 전 이사장은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어떤 이유를 들어서든 문재인과 이재명·민주당을 비난하면 논리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해도 (언론은) 내 말을 중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의 발언 기사화가 많을수록 마이크 파워가 크다고 믿고 또 그게 목표라고 한다면, 단순히 ‘문재인·이재명·민주당’에 해가 될 발언만 해도 언론이 다 알아서 해줄 것이며 그렇게 자신의 마이크 파워가 강해졌다고 믿게 될 거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을 향한 유 전 이사장의 시선이 담긴 이날 글에는 이른바 ‘조금박해’로 불리는 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의원의 감정과 사고방식에 대한 분석 등도 같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