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발암물질로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리는 사태가 발생한 전북 익산 장점마을이 생태축 복원 사업을 통해 치유·회복 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전북 익산시는 환경오염 피해지역인 함라면 장점마을에 대해 2024년까지 3년여 동안 국비 등 6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숲 체험과 치유 거점으로 조성해 환경오염 피해지역의 생태복원과 기억의 장소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동식물 서식지 훼손은 물론 집단 암 발병 등 환경오염 피해 지역을 회복해 수리부엉이와 상수리, 굴참나무 등 다양한 동식물을 복원한다. 특히 환경오염 발병지인 옛 금강농산(비료공장) 건축물을 철거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전시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 장점마을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계획 고시를 시작으로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잇달아 발주할 계획이다.
앞서 익산시는 장점마을의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의 추진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바탕으로 주민과 민관협의회, 환경부, 전북환경청 등과 협의하고 도시생태축 복원위원회의 등을 열어 장점마을의 특수성을 반영한 복원사업 추진계획안을 마련했다. 또 이날 저녁 익산 유스호스텔에서 장점마을 민관협의회와 주민대책위원회, 익산 환경문제 해결 범시민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시민 토론회를 개최해 장점마을 비료공장 부지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아픔을 간직한 장점마을이 생태계 복원사업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고, 시민에게 치유·힐링 공간으로 사랑받는 학습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점마을에서는 2001년 비료공장이 들어선 이후 2017년까지 주민 99명 중 22명이 간암, 피부암, 담도암 등에 걸려 14명이 숨졌다. 이후 최근까지 사망자와 투병자가 더욱 늘어 총 17명이 사망하고 23명이 치료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는 실태조사를 통해 2019년 11월 비료공장에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유기질 비료로 제조하기 위해 불법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발암물질이 발병 원인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료회사 대표는 비료관리법 위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