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자사 가상자산 위믹스의 4대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에 반발해 낸 가처분 사건 심문기일이 이날 열린 가운데 양측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법원은 오는 5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 받아 거래종료일 하루 전인 오는 7일 가처분 인용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론 쟁점은 위메이드와 거래소간의 거래지원 계약 성립 여부, 유통 의무 위반 시 소명 기간 해소 여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재판부가 본안 판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에 지정해 놓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당분간 상장폐지가 유예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송경근)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위메이드가 4대 거래소별로 제기한 위믹스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위메이드 "유통량 문제 소명에서 완전 해결…거래지원종료는 자의적 결정"
우선 위메이드 측 변호인은 거래소 업비트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지난달 24일 48분 만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시간에 맞춰 제출했으나 세시간 후 거래지원종료를 결정해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위메이드 측은 “거래지원종료를 결정한 지난 11월24일 오후 4시12분 종료 결정한 날 업비트는 오후 5시까지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시간은 48분을 줬다”라며“업비트에서 작성한 엑셀에 기초 데이터를 갖다 입력하라는 것이였고 우리는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유통량 입력했으나 아무런 반응 없이 세 시간 뒤에 거래종료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위메이드 측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거래지원종료를 결정한 사유인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에 대해 반박했다.
먼저 유통량 위반에 대해서는 ”유통량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기준이 없고 닥사도 이를 제시하거나 받지 않고 있다“라며”업비트에 제출한 유통량 10월 말 기준 2억4560만개 정도였고, 집계 유통량은 3억이 좀 넘었다. 일부는 해소했고, 중복 산정은 바로 잡아 결론적으로 계획 대비 낮게 유통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메이드 측 변호인은 "구 화폐 위믹스 클래식과 신 화폐 위믹스 코인이 중복 산정됐고 2200만개 중복 오류가 나와서 바로잡았다. 거래지원종료 결정 전에 유통량 문제를 모두 해소했고 코코파이낸스 담보 제공한 3580만개 모두 문제 해소했고 채무자들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에 대해서는 ”분기별로 공시를 시행해왔고 지난달 30일부로 코인마켓캡에서 실시간 연동하며 공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에 대해서는 거래소 측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위메이드 측은 닥사의 거래지원종료 결정에 자의성과 부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규정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가장 극단적 조치인 거래종료를 결정할 때는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도 닥사의 결정이 담합행위이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위메이드 측은 ”닥사 회원사에서도 정확하게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수많은 보도와 언론기사를 봤는데 어떻게 공통으로 나온지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닥사는 법적 실체 불분명하고 거래종료에 대한 기본 가이드라인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4대 거래소의 위믹스 거래지원종료 결정이 발표된 후 위믹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는 만큼, 위메이드는 가처분 인용이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4대 거래소 "유통량 위반, 소명 자료 오류 발생…투자자 보호 위한 최선의 결정"
그러나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유통량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위믹스 거래지원종료를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거래소 측 변호인은 “거래종료 결정은 거래소가 그 최선을 다해 투자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채권자가 정확한 유통 물량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경우 유의종목 지정에 해당되며 해소되지 않는다면 거래지원을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명 과정에서 위메이드가 유통량 초과 사실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측은 “지난 10월17일 위믹스가 채널마다 유통량을 다르게 표시한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업비트가 소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초과 유통 사실을 인정했다”라며 “거래종료 결정은 채무자가 극단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여러 차례 소명 기회 부여는 물론,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 닥사에서 공론화해서 공식적으로 논의했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메이드가 제출한 소명 자료에도 계속 오류가 발생했으며 자료들 사이에서도 유통량이 일치하지 않아, 위메이드의 공시 능력과 의사가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위메이드가 담보 예치 물량, 플랫폼 공급 물량 등 유통량을 공시하지 않은 채 사익 추구를 위해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아울러 이번 거래 종료 결정으로 인해 거래소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는 점에서 자의적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플레이앤언(P&E) 게임이 해외 거래소 기반이라는 점에서 국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며, 거래지원 종료만으로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위메이드가 코코파이낸스에서 위믹스를 담보로 토큰을 대출 받은 사실을 소명 과정에서 숨겼다고 주장했다. 거래소 측은 “지난 10월18일에 소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을 때 10월10일까지만 자료를 제출한 것은 18일에 80만개 정도 위믹스를 담보를 제공한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위메이드와 거래소 간의 거래 지원 계약 성립 여부도 부인했다. 코빗 측 대리인은 “코빗의 경우 가상자산 신청 절차 자체가 없고 독자적으로 스스로 골라 평가해 제공해 협의도 없다”라며 “거래소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투자자 보호다. 판단 기준은 얼마나 잘 공시하고 시장에서 잘 믿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서비스 지원했다가 안하는거 밖에 없어 비례원칙 위반된다는 것도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끝으로 거래소 측은 “곪은 부위가 있으면 빨리 도려내야 하고 그 때 발생하는 상처가 두려워 놔두면 생명에 지장을 준다”라며 “가상자산 아픈 부분 발생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가상자산을 가려내고 조치를 하는 게 시장 전체를 지키고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법원, 5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해 7일 결정…"판결까지 위믹스 유의종목 지정" 방안 제시
이같은 날성 공방이 이어진 끝에 재판부는 위믹스를 가처분 본안(판결)까지 위믹스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해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거래소 측에서 일반 투자자들에 대해 경종을 울려서 다수의 잠재적 투자자 방지하고 거래소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투자 유의종목 지정만 한 상태에서 거래종료하지 않고 투자자들이 거래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법원 최종 결정에 따라 결정할 수도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유의종목 지정되면 작전세력 등에 의해 등락이 많아지고 오히려 투자자들이 유의종목을 기회로 삼아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며 “유의종목을 해제하거나 거래종료를 하지, 계속 지정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불구하고 재판부는 “투자자 본인이 감수할 일이기 때문에 알아서 판단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거래정지는 본안 판결 때 까지는 유예를 하는 방안으로 생각해보는 게 어떠냐”고 재차 반문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거래종료일 전날인 오는 7일까지 결정해야하니 5일날 일과 전까지 자료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위믹스가 거래종료되는 오는 8일 전날까지 가처분 인용 여부가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심문기일 종료 이후 600원대로 급락했던 위믹스 가격은 현재 1000원을 돌파했다가 800원을 기록하는 등 시세가 변동하고 있다. 재판부가 위믹스 상장폐지를 유예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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