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핵무기 운용·비밀 타격 가능… 베일 벗은 美 차세대 폭격기 ‘B-21’

美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 공개

행사 참석자들 휴대전화도 반납
기체 일부만 노출… 극비리 공개

미국이 2일(현지시간)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B-21 Raider)를 공개했다.

세계 최초의 6세대 군용기로 분류되는 B-21 폭격기는 미니트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더불어 미국 핵 억제력을 구성하는 3축(軸) 체계에 포함될 전략무기다.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확장 억제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B-21 Raider)가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노스럽그러먼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국방부

미국 국방부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팜데일 노스럽그러먼 공장에서 B-21 레이더 공개행사를 열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B-21은 전략 폭격기의 독창성과 혁신 면에서 지속적인 (미국의 전력) 우위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다른 어떤 폭격기도 B-21에 필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군이 공개한 35분 분량의 동영상에 따르면 행사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1B 랜서, B-2 스피릿의 비행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격납고 문이 열리면서 B-21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은 B-21을 공개하면서도 적대국의 감시 위성을 의식한 듯 격납고 안에서 주요 행사를 진행했고, 추진 시스템과 센서가 장착된 나머지 부분은 격납고 아래로 숨겼다.

 

행사에 초청된 600여명은 엄격한 보안 심사를 거쳐 선발됐고, 휴대전화를 사전에 반납한 채 행사장에 입장했다. 참석자들은 최소 23 떨어진 곳에서 B-21 베일이 벗겨지는 모습을 지켜봤고,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통제된 각도에서만 허용됐다.

 

B-21 레이더는 핵무기를 운용하며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비밀리에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폭격기로 불린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최신 데이터·센서 통합 기술을 적용해 새로 발견된 목표물에도 자동으로 반응할 수 있다. 무인 조종도 가능하다. 무기 운용 체제에는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가 적용돼 온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미래 신무기도 언제든지 장착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폭격기를 만든 노스럽그러먼의 캐시 워든 최고경영자(CEO)는 “B-21 소프트웨어에 내장할 수 있는 컴퓨팅 능력 측면에서 기술력이 매우 많이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B-21 100대를 제작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공군의 추정 자료를 인용해 앞으로 30년에 걸쳐 B-21 폭격기를 개발·구매·운용하는 데 최소 2030억달러(약 263조9000억원)가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B-21이 수년간 비밀 개발 끝에 데뷔했다”며 “향후 중국과의 충돌 우려가 커지는 것에 대해 국방부가 내놓은 답변”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