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與 전대 앞두고 ‘스킨십’ 늘리는 尹… ‘친윤 당 지도부’ 포석?

국민의힘 ‘전대 시계’ 빨라진 상황에서
‘윤핵관’·당지도부 이어 당권 주자 회동
주호영 만난 날, 관저서 김기현과 만찬
“與 전대 이야기 나왔을 것” 관측 고개
당내선 朱 ‘수도권대표론’ 파장에 촉각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여당 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의원들과 당지도부에 이어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도 관저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5일 파악됐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 ‘시계’가 빨라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당 소속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는 것을 두고 ‘친윤(친윤석열) 당 지도부 선출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에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에서 김 의원과 비공개로 만찬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누구와 배석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4선 중진으로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인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원내대표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윤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김 의원은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 이후엔 일찌감치 차기 당권 도전을 선언하고, 선거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엔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과 부부 동반으로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사흘 뒤인 같은 달 25일엔 관저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후 닷새 만인 같은 달 30일 주호영 원내대표와도 만났다고 한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당권 주자 등을 연달아 만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행보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고려한 것 아니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늦으면 ‘5~6월설’까지 나돌던 전당대회 시점이 윤 대통령과 당지도부의 만찬 회동 후 비대위 임기인 ‘3월12일 전 개최’로 기운 점이 이런 해석을 부채질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 그것도 핵심 의원들과 그냥 밥만 먹고 말았겠느냐”며 “분명 전당대회 얘기가 나오긴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윤 대통령의 잇단 의원 회동과 더불어 주 원내대표가 불을 지핀 ‘수도권 대표론’의 파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 강연에서 “(차기 당대표는)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 의원과 조경태·윤상현 의원 등 당권 주자들 이름을 열거하며 “다들 (당원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영남권 주자인 김 의원(울산 남구을)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4번의 총선 결과를 보더라도 수도권 당대표를 내세워야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반박했다.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구갑)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주 원내대표를 겨냥, “당원들이 봤을 땐 원내대표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자꾸만 편가르기 하는 느낌을 주는 건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의 윤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중도와 2030 세대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수도권 민심을 아는 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시 분당갑)도 전날 페이스북에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사람, 뚝심을 갖고 한국 정치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온 사람, 수도권과 중도, 젊은 세대의 지지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당의 얼굴이 돼야 유권자에게 변화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적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고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