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100만부가 넘게 팔리고 2020년 일본의 ‘서점대상’(번역소설 부문)까지 거머쥔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아몬드’(표지)를 원작으로 한 연극이 원작자의 허락 없이 진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저자를 대신해 저작권 중개를 담당하는 출판사 창비가 공연 한 달여 전 이 사실을 알고도 작가에게 뒤늦게 전달하면서 저작권 보호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6일 문학계와 출판업계 등에 따르면, 2019년 9월과 지난해 5월, 올해 5월 세 차례 소설 ‘아몬드’를 원작으로 연극 ‘아몬드’(민새롬 연출, 고양문화재단 주관)를 공연한 용인문화재단은 지난 3~4일 경기도 용인시 평생학습관큰어울마당에서 다시 연극 ‘아몬드’의 4번째 상연을 추진하면서 이전과 달리 출판사 및 원작자와 상의 없이 진행했다.
‘아몬드’를 출간한 출판사 창비는 지난 10월17일쯤 용인문화재단의 보도자료를 통해 연극 ‘아몬드’의 공연 기획이 저작권자 및 저작권 중개를 담당하는 출판사의 허가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창비는 다음날 제작 재단과 극단 측에 이 사안에 대해 항의하고 경위 파악 및 사실 확인, 계약 조건 전달을 요청했지만, 원작자인 손 작가에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창비는 1개월이 지난 11월29일 극단 측 계약 조건을 최종 수령한 뒤에야, 손 작가에게 해당 사안을 알리고 2차적 저작물 사용 허가 여부를 안내했다.
공연 나흘 전에야 사실을 확인한 손 작가는 그동안 준비한 스태프와 배우, 관객에게 손해를 입히고 싶지 않아 떠밀리듯 상연에 동의했다면서도 저작권 개념이 희미하게 자리 잡아서는 안 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손 작가는 입장문에서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저작권자의 동의는 가장 후순위로 미뤄졌다”며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임을 넘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비는 이에 5일 SNS를 통해 저작권자 허락 없이 연극의 제4차 공연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 항의했지만, 결과적으로 작가 권리를 충실히 보호하지 못했다고 작가와 독자에게 사과했다.
원작자에게 뒤늦게 알리고… 밀리언셀러 ‘아몬드’ 연극 공연 논란
기사입력 2022-12-06 20:00:00
기사수정 2022-12-07 10:21:27
기사수정 2022-12-07 10:21:27
용인문화재단, 손원평 소설 무대에
4차 공연 추진 때 상의 없이 진행
손 작가 “일어날 수 없는 일” 유감
출판사 창비 “작가 보호 미흡 사과”
4차 공연 추진 때 상의 없이 진행
손 작가 “일어날 수 없는 일” 유감
출판사 창비 “작가 보호 미흡 사과”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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