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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태원 참사’ 이튿날 ‘압사’ 삭제 지시? 대통령실 “가짜 뉴스”

복지부도 “사고 명칭 관련 여러 차례 정부 입장 설명” 논란 일축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막걸리로 이른바 ‘러브샷’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태원 참사’ 발생 후 윤석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압사’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이태원 사고’라는 표현을 쓰라는 지시가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10월 31일에 발송한 ‘이태원 사고 관련 지역 단위 합동분향소 설치 협조’ 공문에서 제단 중앙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도록 안내하고 전국 지자체에 ‘이태원 참사’라는 표현 대신 ‘이태원 사고’로, ‘희생자’ 대신 ‘사망자’라는 표현을 쓰라는 공문을 내린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7일 참사 당시 보건복지부, 소방청, 소방본부 등의 관계자가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참사 다음 날인 10월 30일 오후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모바일 메신저에 ‘오늘 대통령주재 회의 결과 이태원압사사건을 ’압사‘ 제외하시고 이태원 사고로 요청드려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한 관계자는 ‘이태원 사고로 변경하겠습니다’라고 답을 하고 박 정책관은 ‘감사해요’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야당은 이 같은 대화 내용이 참사 대응에 주력했어야 할 정부가 그 책임을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참담한 사고 진상을 밝히고 수습하기보다 10·29 참사의 본질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사실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지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복지부는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태원 사고 명칭과 관련해서는 그간 여러 차례 정부 입장을 설명해 드린 바 있다”며 “추가로 답변할 내용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8일 대통령실은 “희생자를 사망자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던 것처럼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행정용어를 이태원 사고라고 통일했다고 해서 압사가 감춰지고 희생이 사라진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단순 행정적 용어 통일과 사고의 실체를 혼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에게 이태원 참사를 대비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이들에 대한 수사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촉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일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도 책임져라,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일선 경찰과 소방, 구청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특수본에게 서울시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 제보를 기다립니다. [메일] blondie@segye.com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