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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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시작되는 네이버 도착보장, ‘물류=비용’ 공식 깨는 게임체인저 될까?

네이버의 도착보장 서비스가 드디어 다음 주 시작된다. 네이버의 물류 전략은 ‘D2C 기술 솔루션을 강화해 판매부터 유통까지 브랜드들의 협상력과 자율권을 크게 높인 점’이 핵심이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 도착보장을 이용하는 브랜드사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은 고객에게 제품의 도착일을 알려주는 동시에 약속한 도착일 내 상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된다.

 

예정일보다 지연될 경우 네이버가 보상한다. 쿠팡과 달리, 자체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네이버가 이러한 서비스를 실현시킬 수 있던 배경에는 물류 연합이 있다. 네이버는 2년 전부터 대한통운과 협력을 시작하고 지난해에는 품고, 파스토 등 다양한 물류 스타트업들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꾸렸다.

 

◆ ‘오프라인 창고’ 아닌 ‘기술과 데이터’로 물류 인프라 세운 네이버

 

네이버식 물류 모델은 물류사와 커머스 플랫폼이 기술 기반으로 연합되는 모델로, 기존의 리테일 모델보다 진화된 형태다. 네이버와 물류사, 판매자의 데이터를 연동하면서 물류 흐름을 파악하고 구매자 주소지 기반으로 정확하고 빠른 배송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데, 여기에는 고도화된 기술 역량이 필요로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네이버와 물류 업체들은 이를 위한 물류 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고도화에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물류 인프라와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없이도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사업 효율화와 이익 창출과도 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금까지 적자 구조였던 것도,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자 구조에 시달리고 있던 것도 막대한 투자때문이다. 네이버가 영리하게 물류에 접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물류사들은 본인들의 고유의 영역을 침범받지 않으면서도 네이버의 수많은 판매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성장 기회를 얻게 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수는 53만개를 넘어섰고 올해 3분기 기준 브랜드스토어 수도 1200개를 넘어서며 다양한 판매자들이 빠른 속도로 네이버에 몰려들고 있다.

 

지난 3일 네이버 브랜드 파트너스데이에서 장진용 책임리더는 “네이버의 물류 데이터 플랫폼의 특징은 물류사들이 자기의 물류 운영 역량과 자기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는 것이 핵심으로 물류사가 상이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개발하더라도 표준화를 통해 받아낼 수 있는 구조”라며 말했다.

 

이어 “판매자와 물류사가 만나면서 확장되는 물류 생태계,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면서 발생하는 커머스 생태계가 동반 성장하는 것이 네이버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미 스토어 구축, 판매, 마케팅, 데이터 등 자체적인 커머스 생태계와 다양한 D2C를 위한 솔루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브랜드스토어를 비롯한 스토어 구축부터 네이버쇼핑, 각종 버티컬 서비스, 데이터 분석 도구, 다양한 판매방식을 지원하는 마케팅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도착보장은 배송 영역의 솔루션으로 판매자가 NFA의 물류 역량을 적극 활용해 배송정보와 도착보장을 또 하나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판매의 전 과정에서 판매자가 직접 D2C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한다. 

 

◆ 물류 창고 직접 짓고 판매, 재고, 배송까지 모두 하는 ‘쿠팡식 모델’, 통합형 물류 체계로 효율 높여

 

국내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로켓배송’을 운영하는 쿠팡은 네이버의 물류 모델과는 상반되는 구조로, 아마존과 같이 모든 물류 과정을 쿠팡이 직접 하고 있다.

 

쿠팡은 몇 년 간 수조 원 이상을 물류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오면서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 물류 센터를 구축했다. 쿠팡의 전국 물류 인프라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2만 평에 달한다. 쿠팡은 이러한 물류 인프라와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상품을 매입하고 판매부터 배송까지 담당한다. 올해 6월에는 한진택배에 일부 위탁했던 ‘로켓배송’ 물량을 자체 배송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모든 것을 직접 하기 때문에 물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물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쿠팡 모델의 장점이다. 쿠팡이 로켓배송 같은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쿠팡이 택배 사업자 자격증을 취득한 만큼 커머스 영역뿐만 아니라 택배 사업에도 직접 진출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의 직매입 경우에는 상품의 입고, 재고나 가격 결정, 발주 등을 쿠팡이 결정하게 되면서 브랜드나 판매자들의 쿠팡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다.

 

또한 쿠팡에 상품을 납품하면 브랜드사들에 중요한 판매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 있다. 데이터 확보 필요성을 체감하면서 D2C 전략을 구사하는 브랜드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판매와 마케팅, 물류 전 영역에서 판매자 자율성이 높은 동시에 도착보장까지 가능하게 된 네이버가 새로운 기회를 잡을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네이버가 도착보장 솔루션을 소개한 자리에서 데이터 확보를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쿠팡 입장에서는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인 ‘제트배송’ 확대가 숙제가 될 수 있다.

 

브랜드들도 네이버 도착보장 솔루션에 새로운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브랜드 관계자는 “NFA에 다양한 풀필먼트사들이 입점해있는 만큼 사업 규모나 배송 유형에 따라 꼼꼼히 비교해보고 솔루션을 적용해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정확한 배송정보에 대한 니즈가 큰 육아, 생필품 상품군에 대해서는 마케팅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