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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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더 잘 걸리는 ‘식중독’ 있다…이 바이러스 탓

추위에 강한 노로 바이러스에 해마다 겨울철 식중독 발병
오염된 물·음식 등 섭취로 감염…환자의 분변·구토물 접촉에도 전염
구토·설사·복통·오심 등 증상…음식 익혀먹고 지하수도 끓여 마셔야
노로 바이러스의 3차원(3D)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식중독’하면 보통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에 음식이 금방 상하는 탓이다. 하지만 식중독은 추운 겨울철에도 발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 오히려 감염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추위에 더 강한 노로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추운 겨울에도 더운 여름철만큼이나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가는 강조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노로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는 유행성 위장염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 사라지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 활동이 활발해 추운 겨울철에 환자가 급증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전유경 교수는 “보통 바이러스의 경우 기온이 낮아지면 증식력이 떨어져서 대개 여름에 관련 질환이 많은데,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아지면 오히려 번식력과 증식력이 활발해져 보통 겨울철 식중독의 주된 원인 바이러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채소‧과일‧조개류 등 음식을 섭취했을 때 감염된다. 또 감염된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이 묻은 손이나 물건에 접촉했을 때도 전염된다.

식중독은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탓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구토, 설사, 복통, 오심 등의 식중독 증상이 발생한다. 소아는 구토가, 성인은 설사가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심하면 탈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직까지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나 예방 백신은 현재 없다.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탈수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수액 요법을 시행해야 하고, 복통이 심할 때는 진정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강석인 교수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물이나 스포츠음료, 이온 음료를 섭취해 부족한 수분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물은 끓여서 마시고 모든 음식물은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특히 조개, 굴을 비롯한 어패류는 아무리 신선하다고 해도 반드시 익혀 먹고 지하수는 끓여 마셔야 한다. 채소나 과일은 여러 차례 깨끗이 세척해주는 게 좋다. 식재료를 가열할 경우에는 80도에서 약 5분, 100도에서 약 1분간 가열하면 사멸된다.

 

만약 가족 중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했다면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용한 화장실이나 오염된 물품은 소독제로 살균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성혜 교수는 “환자가 토한 거나 대변을 치울 때 조심해야 하고, 음식은 꼭 60도 이상으로 익혀 드시고 물도 끓여 마시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