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자당 의원들의 불참 속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홀로 참여한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을 겨냥해 “우리 당 의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작심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손꼽히는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그분 아직도 우리 당 당적을 갖고 있는 게 몰상식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권 의원이 ‘비례대표’인 점을 들어 “당의 의사를 존중해 당적을 갖는 것인데 자기는 그 당의 소신을 못 따르겠다(는 뜻이라면)”라면 “당을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유일하게 본회의장에 남아 표결에 참여했다. 무기명으로 진행된 이 장관 해임건의안 투표에 재석 183명 중 182명이 찬성하고 1명이 무효표를 던져 해당 안건은 최종 가결됐다.
김 의원의 비판은 권 의원이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고 이 장관 탄핵을 거론하는 등 당론과 배치되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도 맞닿은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 출신인 권 의원은 지난 7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전체 국회의원에게 경찰국 신설 문제점 및 국회 대응에 대해 친서를 보내 뜻을 전달했다”며 “위헌·위법 권한을 행사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9월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주의를 받았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국회의원으로서 건전한 정책 비판은 허용되어야 하지만, 당원으로서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대외활동 자제를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으며, 윤리위 전체회의에서 소명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권 의원은 “경찰의 중립성이 위협되는 상황에 대해 입을 다물라고 한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에 해가 되는 행위”라고 말했었다.
김 의원은 라디오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의 뜻하고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면 당을 떠나야 하는 것”이라며, “자기가 소신과 철학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당적을 버리고 탈당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자기가 이익이 될 때는 소신과 철학과 상관없이 배지 달고 싶어 눌러 앉아있으면서 다른 데 가서는 소신과 철학이라고 그러면 웃기지 않나”라는 반응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