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AC) 중심의 우리나라 배전 전력망이 2030년 직류(DC)와 같이 쓸 수 있는 AC/DC 혼용배전망으로 구축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차세대 AC/DC 하이브리드 배전 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 제1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미래형 배전망 기술개발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기존 AC 중심의 배전망에 ‘중간전압의 직류’(MVDC) 선로를 병행해 연계하는 사업으로 2030년 구축 완료를 목표로 7년 간 1905억원을 지원한다.
교류는 전기가 발전소에서 변전소, 변전소에서 주택가, 주택가에서 주상변압기로 올 때마다 변압기로 전압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기를 차단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가정 내 전자제품 중에는 직류전기를 쓰는 게 많아 교류 전기를 직류로 변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MVDC는 직류 가운데 중간전압(1.5∼100㎸) 사이의 전송용량을 갖는 시스템을 말한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중에는 직류발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태양광이 생산한 전기는 직류 설비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지만, 교류 중심의 기존 배전망에선 어쩔 수 없이 변환해 이용해야 했다. 또 배전망이 흘려보낼 수 있는 전력량에는 한계가 있는데 최근 몇 년 간 태양광 설비가 급속히 늘면서 태양광을 설치해놓고도 전력망에 연력하지 못하는 접속 대기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MVDC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배전망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배전 선로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산업부는 AC/DC 혼용 배전망이 구축되면 재생에너지 연계 용량이 60% 늘어나고, 선로 최대 허용 부하율도 30%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력변환 손실은 10% 줄일 수 있다.
MVDC 배전은 세계적으로 초기 시장 단계여서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전력계통은 직류·분산형 전원인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기존 전력망 계획과 운영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래형 배전망 기술개발이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