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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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점령지 맹폭… 교전 격화

루한스크·자포리자 미사일 공격
푸틴 측근 용병시설 사상 피해
G7 화상회의… 러 추가제재 논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 내 민간 군사조직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등 양국 간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동남부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을 겨냥해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미사일 4발이 떨어져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반 페도로프 전 멜리토폴 시장은 “러시아 침략자 20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프랑스의 MO-120-RT-61, 120㎜ 견인 박격포를 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가디언은 이곳이 러시아 민간 군사조직 와그너그룹의 시설이라고 전했다. 와그너그룹은 러시아 당국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사설 용병업체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설립했다. 영국 BBC방송은 와그너그룹이 “전쟁 범죄와 인권 유린 혐의로 반복적으로 비난을 받아왔다”고 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전날(10일) 우크라이나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루한스크 중심부 카디우카 시내의 호텔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곳이 와그너그룹의 본부라고 주장하며 “부상당한 병력의 적어도 50%가 치료 부족으로 사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동부 점령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역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 DPR 당국자는 타스통신에 도네츠크 시내 중심부 등지를 습격당해 민간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군이 자폭 드론을 이용해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전력 시설을 공격한 다음 날 이뤄졌다. 가디언은 오데사 일대 150만명이 정전 피해를 보았으며, 현장 관리를 인용해 도시의 전력이 거의 끊겼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전례없는 국방과 재정 원조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방공체계 강화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는 지난 10월10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앞서 미국 NBC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추가 무기 지원을 요구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라며 화를 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도 12일 화상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추가 제재 문제 등을 논의한다.


이병훈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