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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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전국 아파트값 5% 하락… 서울도 4% 떨어질 듯

주택산업연구원 전망치 제시

고금리·경기 위축 탓 하락세 지속
2023년 4월 이후부터 하락폭 둔화
4분기 수도권 지역 보합세 전환

상반기 건설사 부도 급증 우려도
“2023년 집 살 계획 있다” 60% 응답
‘직방’ 조사결과… 2년 만에 최소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여파로 내년 전국 집값이 3.5% 하락하고, 아파트 기준으로는 5%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난 뒤에는 하락 폭이 둔화하면서 낙폭은 올해 하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주택산업연구원은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내년 주택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주산연은 각종 경제 변수와 주택수급지수 등을 고려한 예측 모형으로 내년 주택가격 전망치를 제시했다.

주산연은 내년 전국 집값은 3.5%, 아파트값은 5%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주택 매매가격은 서울 2.5%, 수도권 3.0%, 지방 4.0%씩 떨어지는 것으로 에측됐다. 아파트값 하락률은 서울 4.0%, 수도권 4.5%, 지방 5.5%다.

 

주산연은 “고금리와 경기 위축, 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겠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난 뒤 내년 4월 이후부터는 하락 폭이 둔화하기 시작해 내년 4분기 중에는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 혹은 강보합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거래가 이뤄진 주택을 대상으로 한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내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8.5%, 서울 9.5%, 수도권 13.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산연은 올해 주택 거래량이 54만가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한국부동산원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거래절벽 현상은 내년 하반기부터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들어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39% 늘어난 75만가구가 거래될 것으로 예측됐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매매 수요가 전·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내년에도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등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산연은 내년 전셋값은 4.0% 하락하는 반면, 월세는 1.3% 오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30% 줄어든 38만가구 수준으로 예상된다. 착공·분양 물량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고금리와 집값 급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으로 내년 상반기 부도 위기에 처하는 건설업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산연은 “내년 상반기 중 보유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 부실로 전이돼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PF 금융 지원 방안을 내놓고, 건설업체가 보유한 토지에 분양주택 대신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현실화와 분양전환 가격 기준 개선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동산 침체 여파로 내년 주택 구매 계획을 가진 사람이 2년 만에 최소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12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0.2%(778명)가 내년에 집을 살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직방이 202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20년 7월 조사 때는 70.1%, 올해 5월에는 64.6%였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