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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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청주법원장 ‘겹치기 입후보’ 송경근 부장판사 후보자 사퇴

서울중앙지법 법원장 후보로 천거된 송경근(연수원 22기) 부장판사가 ‘겹치기 입후보’ 논란 끝에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연합뉴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소속 판사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법원장 후보 사의를 표시했다. 

 

송 부장판사는 메일에서 청주가 자신의 고향이라고 언급하며 “나이 들면 청주로 돌아가 정년까지 근무한 뒤 변호사 대신 공익적 활동을 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주지법의 (법원장 후보) 천거에 동의한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법의 천거에도 동의했던 것은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저를 천거하고 좋아해 준 판사님들의 뜻이 달랐기 때문”이라며 “사퇴할 생각을 여러 번 했으나 저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시기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법원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민사 1수석부장인 송 부장판사와 민사 2수석부장인 김정중 부장판사, 민사 단독재판부 반정우 부장판사 등 3명을 후보로 결정했다. 이들 세 사람은 일선 판사들의 천거를 받았고 법원 내 투표에서 각자 10% 이상을 득표했다.

 

일각에선 송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초대 회장이었던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점을 들어 사실상 대법원장의 뜻에 따른 인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송 부장판사가 청주지법에서도 법원장 후보로 천거된 점을 들어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논란에 대해 송 부장판사는 “(법원장 후보로 추천되면) 지금까지 계속해서 소설을 써 온 사람들에게 빌미를 줘 우리 법원과 최고 사법행정권자에게 더 큰 부담을 드릴 수 있어 사퇴를 결심했다”고 맞받았다.

 

송 부장판사가 사의를 표함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법원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5일 법원행정처장에게 김정중·반정우 부장판사를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법에서도 송 부장판사를 제외한 다른 후보 2명을 추천하기로 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