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이 12일 양국 관계와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가운데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진 외교부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약 1시간15분 동안 화상으로 진행된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8월 박 장관과 왕 부장의 중국 칭다오 대면 회담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회담에서 양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계기로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박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은 한·중간 공동이익으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왕 위원도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중국이 향후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두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입각한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양 정상이 합의한 양국 관계 발전방향에 따라 △공급망 소통 확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공식 협상의 조속한 재개 △항공편 증편 △인적교류 확대 및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후속 조치를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박 장관은 게임·영화·방송 등 문화 콘텐츠 교류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
지령)이 시작된 2017년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은 이날부터 1박2일 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회동을 갖고 한반도 정세 및 북한의 7차 핵실험 등에 대한 공조 태세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협의를 진행했고, 13일에는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 한·일 및 한·미·일 북핵수석대표협의를 이어간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로라 로젠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담당 선임국장과 함께 이날 중국 방문을 마친 뒤 방한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 일행은 13일 한국 내 카운터파트인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만나 한·미 양자 관계 현안과 역내 글로벌 정세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