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의회가 내년도 이장단 국내 연수비를 전액 삭감 처리했다. 최근 제주도에서 이뤄진 연수에서 한 이장이 여성 가이드에게 추태를 부리고 성희롱성 언행으로 고소 사태로 비화한 데 따른 후속 조처로 해석된다.
13일 완주군의회에 따르면 자치행정위원회는 전날 행정지원과에 대한 예산심사에서 이장과 부녀회장들을 위해 책정한 내년도 국내 연수비 6000만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의 내년도 해외 연수비로 세운 예산 90000만원은 원안대로 처리하기로 했다.
위원들은 예산 삭감에 대해 “이장들의 연수 목적과 방향이 불명하고 지역 이미지만 실추시켰다. 지역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의 목적과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는 사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완주군은 “직무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장 부녀회장 화합 행사를 하는 등 내실 있게 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이장·부녀회장들도 “특정인 때문에 전체의 명예가 실추돼서는 안 될 것”며 예산 삭감에 대한 부당성을 토로했다.
앞서 완주군 마을 이장 A씨 등 46명은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찾아 ‘지역 핵심 리더 정책연수’를 진행하면서 여성 가이드에게 “안 건드릴 테니 숙소에서 술 한잔하자”고 치근거리는 등 추태를 부려 물의를 빚었다. A씨는 특히 이동 중인 관광버스 안에서 가이드 옆자리에 밀착해 앉아 ‘방금 유람선을 타고 왔는데, 네 생각밖에 나지 않더라. 눈이 참 예쁘다. 내가 좋아해도 되지 않느냐’는 등의 말을 귀에 대고 하면서 팔로 가이드의 신체 일부를 스치듯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가이드는 결국 연수 종료 뒤 A씨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A씨는 이런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이장직에서 자진해서 사직했다. 완주군은 연수 과정 등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이장단 월례회의 등을 통해 성희롱 예방과 소양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