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평균기온이 30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기후,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광활한 열대우림과 4675㎞에 달하는 해안선, 다양한 원주민을 포함한 다인종에 이슬람, 불교, 기독교까지 어우러진 문화적 특성까지. 말레이시아는 무궁무진한 관광 자원을 갖췄지만,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국가다.
1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2022 세계아세안포럼’에서는 태국,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말레이시아의 관광 자원을 활용하고, 우리나라와 교류 협력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펼쳐졌다.
‘말레이시아의 숨겨진 명소 발견’을 주제로 한 세 번째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샤하루딘 야햐 말레이시아 관광청 서울사무소장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의 대부분이 코타키나발루를 찾는다”며 “그 외에도 말레이시아에 숨겨진 명소가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관광청에 따르면, 한국 관광객의 약 60%(2019년 기준)가 코타키나발루로 말레이시아 여행을 떠난다. 2위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3위는 조호르바루, 4위 페낭으로 조사됐다.
샤하루딘 소장은 말레이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비교적 빠르게 여행의 문을 열었고, 한국에서의 접근성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에어아시아엑스, 말레이항공이 인천∼쿠알라룸푸르 직항노선을 운영하고 있고, 진에어와 제주항공, 에어부산이 인천에서 코타키나발루로 직항편을 띄우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이달 말부터 부산에서도 코타키나발루 직항노선을 재개할 예정이다.
샤하루딘 소장은 사바의 타와우와 산다칸, 사라왁의 물루, 랑카위섬 등을 말레이시아의 숨은 명소로 꼽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타와우와 산다칸에서는 밀림의 생태공원에서 코끼리와 오랑우탄을 체험할 수 있고, 물루에서는 희귀종을 포함한 수천여종의 동식물이 사는 사슴동굴을 보고 비다유 원주민의 문화유산을 직접 경험해볼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의 관광 자원을 폭넓게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코타키나발루와 쿠알라룸푸르에 집중된 한국 관광객의 특성을 감안해 두 곳을 관광 허브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허브에서 다른 관광지를 찾아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며 “개인 여행객을 위한 스마트 디지털 플랫폼과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차별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은 비자 없이 90일까지 머무를 수 있고, 훌륭한 치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한 달 살기’처럼 오랜 기간 머무는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툭 림 자이 진 주한말레이시아 대사는 ‘아시아의 용광로’라고 불릴 정도로 인종·종교·문화가 어우러진 말레이시아의 장점을 내세웠다. 림 대사는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어, 중국어 등과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고,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맛있는 요리가 함께 모여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며 “겨울방학 때 한국 가족들이 따뜻한 말레이시아로 와서 자녀는 영어 학습을 하고, 부모님은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기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최적의 조합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