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근에서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9분쯤 분께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2살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졌다.
사고 장소는 스쿨존 시작 지점에서 불과 8ｍ가량 떨어진 곳으로, 아이는 이곳에서 혼자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다. 사고를 목격한 행인이 신고를 했지만, 119구조대 출동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간 경사진 이 도로에는 아침에 내린 눈이 약간 쌓여있었다고 한다. 버스 기사는 도로가 미끄러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40대 버스 기사를 상대로 과속 여부를 포함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난 건널목은 평소에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많이 이용해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사고 지점 반경 1.5㎞ 안에는 초등학교 4개와 중학교 1개가 있다.
앞서 이달 2일에는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인근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의 30대 운전자가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나온 9살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있었다.
스쿨존에서 안전운전 위반으로 만 12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면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2020년 시행됐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20년 이후 스쿨존에서만 교통사고로 5명이 숨졌고, 이는 법 시행 이전보다 줄어들지 않은 수치다. 특히 2020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가운데 40% 가까이가 횡단보도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