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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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산타 대작전… “외로운 동심에 사랑 전해요” [밀착취재]

한국청소년재단 ‘산타학교’ 교육 현장

“산타 수염은 마스크를 쓴 뒤 해야 하나요? 수염을 단 뒤 마스크를 쓰나요?” “음∼ 마스크를 쓴 뒤 수염을 위에 다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새 수염을 달겠지만 오래 하고 있으면 날씨가 추워 습기가 차고 냄새가 날 수도 있으니까요.”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 산타학교에 참여한 팀장 산타들이 교육을 마친 뒤 손을 흔들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산타 할아버지 발성의 특징이 있나요?” “굵고 낮게… 진지하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서울 서대문청소년센터 소극장에서 산타를 위한 발성교육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예비 산타들이 교육을 담당한 팀장 산타에게 질문을 해댄다.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은 (사)한국청소년재단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취약계층의 아동이 있는 가정을 찾아 선물을 전달하고 크리스마스의 감동을 선사하는 대규모 사회공헌 행사이다. 2006년에 시작, 올해로 17번째가 됐다.산타가 되기 위해선 아이들에게 줄 선물 후원금 1만5000원을 내야 한다. 자신의 기부금으로 선물하고 봉사한다. 2022년 시즌17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에는 6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지원해 마음을 모았다. 10일과 11일 열린 산타학교에서 예비 산타들은 몰래산타 대작전 수행 방법을 배우고 아이가 있는 가정에 방문할 때 주의사항 등을 교육받았다.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다 같이 모여 출정식을 갖고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

한 예비 산타가 자원봉사자로서 ‘시즌17 2022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에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산타학교 스태프들이 예비 산타들에게 율동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뜻깊게 보내고 싶어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 알게 됐어요.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에 참여해 이번 크리스마스를 뜻깊게 보낼 예정입니다.” 결혼한 지 3년 된 영어강사 김민지씨는 우간다인 남편 루자코메인과 함께 왔다.

“고2 때 크리스마스 산타가 꼭 되고 싶었어요. 사랑의 몰래산타가 되려면 대학생 이상이어야 한다고 해 2016년부터 참여할 수 있었어요. 한 번은 산타 활동 하러 갔다 아이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었는데 가정 환경이 좋지 않았는데도 엄마랑 함께 오래도록 살았으면 좋겠다고 해 같이 갔던 봉사자들과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어요.” 사랑의 몰래산타 7년 차인 허주희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산타가 되고 싶었어요.” 육군사관학교 1학년 정근서 생도는 다른 생도들과 함께 대작전에 참가했다.

예비 산타들이 교육을 마친 뒤 산타 모자를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연세로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자신들이 낸 기부금으로 산 선물을 들고 아이들을 만난다.
전화 및 관리 교육장에서 산타 지원자가 자신이 가야 할 가정에 전화해 필요한 선물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산타학교에 모인 예비 산타들이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사랑을 전하고자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교육을 받았다. 조금씩 다른 마음이지만 결국 사랑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은 하나였다. 코로나19에도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계속된다.


글·사진=허정호 선임기자 h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