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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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마스크·비대면 원격진료… 해외서 돌파구 찾아 [연중기획-국가 대개조 나서자]

국내 규제 피해 수출 시장에 먼저 선보여
상 휩쓸며 혁신성 인정… 국내 뒷북 출시

우리나라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 제품들은 막혀 있는 국내 규제로 오히려 해외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다. 이들 제품은 수출 시장에 먼저 선보이거나, 국내에서 받지 못하는 상을 휩쓸기도 한다.

LG전자가 출시한 전자식 마스크 ‘LG 퓨리케어 마스크’.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전자식 방역 마스크 ‘퓨리케어 마스크’는 2년 전부터 대만, 베트남, 스페인 등 23개국에 출시돼 큰 관심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시장에서 전자식 마스크 시장이 크게 활성화하면서 공기 통로 팬과 호흡을 감지하는 센서로 공기 유입량을 제어하는 등 기술을 갖춘 신개념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이 마스크는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다. 전자식 마스크와 관련한 안전 기준이 미비한 탓이었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6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같은 해 12월 국가기술표준원은 전자식 마스크 예비안전기준을 제정했다. LG전자는 해당 기준에 따른 인증을 지난 9월 최종 획득해 지난 8일에야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 정부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다음달 이후로 2단계에 걸쳐 해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정작 국내에선 ‘뒷북 출시’하는 모양새가 됐다.

비대면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해외에서 혁신성을 잇달아 인정받고 있다. 닥터나우는 지난 8월 포보스의 2022년 100대 유망 기업 헬스케어 부문에 선정됐다. 지난달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이어 지난 1일 구글플레이 베스트 오브 어워즈에서 올해를 빛낸 선한 영향력 앱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닥터나우는 국내에서는 수상 신청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닥터나우는 지난 5월 시범출시한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로 서울시의사회, 경기도약사회로부터 고발당했다. 이 서비스가 특정 의료기관으로 처방이 쏠리도록 유도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업계와 의료계의 갈등을 중재하고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혀왔다. 의약계 단체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 도입에 대해 전향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좁은 범위에서 허용을 주장한다.


곽은산 기자